[기고] 이숙진 청주시 흥덕구 주민복지과 주무관
어른이 된 뒤 우리는 수많은 역할 속에서 하루를 살아간다. 직장에서의 책임, 가정에서의 역할 등. 바쁘게 흘러가는 하루는 때로는 나 자신을 잃어버린 듯한 허전함을 남기곤 한다. 그런 일상 속에서 어느 날 우연히 집어 든 책 한 권이 필자의 하루를 바꾸기 시작했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는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짧은 문장 하나, 작가의 경험 하나가 내 마음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미처 바라보지 못했던 내 감정과 삶의 방향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우리는 흔히 독서를 지식의 축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책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내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 준다는 것이다.
책은 나에게 '하루를 버티는 힘'이 아니라, '하루를 새롭게 바라보는 시선'을 주었다. 예전에는 바쁜 일정 속에서 해야 할 일만 좇으며 하루를 채웠다면, 이제는 잠시 멈춰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생겼다. 책 속 문장을 하나 곱씹다 보면 마음이 정리되고, 감정이 가라앉고, 복잡한 생각들 속에서도 작은 균형을 찾게 된다.
책은 생각의 폭을 넓혀 준다. 때로는 나와 전혀 다른 분야의 지식을 발견하고, 때로는 내가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삶을 바라보게 한다. 그 확장은 단순한 정보의 확장이 아니라, 내 마음과 시야가 커지는 경험이다. 책 덕분에 타인의 감정에 더 공감하게 되고, 내 감정도 더 정확히 이해하게 된다. 이는 결국 인간관계에서의 여유와 안정, 그리고 보다 단단한 성장을 만들었다.
무엇보다도 책은 나의 하루에 쉼표를 만들어 준다. 바쁜 일상에서 책을 펼치는 시간은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온전히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이다.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조용한 순간, 글자와 문장 사이에 스며드는 마음의 안정은 다른 어떤 활동으로도 쉽게 대체할 수 없다. 이 짧지만 깊은 휴식은 정신없이 흘러간 하루 대신, 내가 스스로 조율해 나가는 하루를 만든다.
책 한 권이 내 삶의 모든 것을 바꿨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 하루를 살아내는 방식은 달라졌다. 마음은 조금 더 단단해졌고, 시선은 조금 더 넓어졌고, 일상은 조금 더 따뜻해졌다. 이것이 바로 독서가 주는 조용하지만 깊은 힘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잠시 시간을 내어 책을 펼친다. 그 속에서 새로운 생각과 위로를 얻고, 내일의 나를 조금 더 나아지게 만든다. 책 한 권이 바꾼 나의 하루는 거창한 변화가 아니라, 매일을 조금 더 아름답게 살아가게 하는 작은 성장의 연속이다. 그리고 그 작은 성장은 시간이 흐를수록 내 삶을 넉넉하게 채워주는 큰 힘이 된다.
결국 나는 책을 닮아가려고 노력한다. 책이 주는 한 줄의 깨달음,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문장 하나가 오늘도 내 하루를 변화시키고 있다. 그 조용한 변화가 쌓여 어느 순간, 나는 더 단단한 나로 성장해 있을 것이다. 책 한 권이 만든 변화는 그렇게 느리지만, 가장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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