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핫플’ 성수동 개발 성과 공방
오세훈 “일자리 선공급이 성공 요인”
정원오 “성수동 발전은 도시재생·로컬의 힘”
김병민 “성수동, 개인 브랜드로 쓰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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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지방선거를 앞둔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이 이번에는 ‘성수동’을 사이에 두고 정면 충돌했다. 서울의 대표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성수동 개발의 공(功)을 누구에게 돌려야 하는지를 놓고, 오 시장은 서울숲 조성과 준공업지역 발전계획, IT진흥지구 지정 등 시 정책의 선행 효과를 강조하는 반면, 정 구청장은 도시재생과 로컬 크리에이터, 청년·예술인들의 자생적 움직임이 결정적이었다고 맞서면서 양측의 신경전이 한층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오세훈 “일자리 선(先)공급이 성수동 만들었다”
오 시장은 최근 출간한 ‘서울시민의 자부심을 디자인하다’ 도서와 북토크 행사에서 성수동의 성공 원인으로 서울숲 조성과 지식산업센터 등 일자리 공급을 들었다. 그는 “사람들은 ‘힙’한 카페들이 지금의 성수동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순서가 반대다. 먼저 일자리가 왔다”고 짚었다.
준공업지역 발전계획과 정보통신(IT)·연구개발(R&D) 산업 유치로 평일 낮 상주인구가 형성됐고, 규제 완화로 민간 자본이 유입된 덕에 카페와 문화·소비 시설이 들어서면서 소비가 폭발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더 빨리 발전할 수 있었던 성수동은 박원순 전 시장의 ‘초고층 불가’ 규제 등으로 10년을 허망하게 흘려보냈다고 비판했다.
정원오 “도시재생·로컬의 힘…성수동 탐내시나”
오 시장이 서울시 정책의 선행 효과를 강조하자 정 구청장은 반격에 나섰다. 그는 23일 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세훈 시장님, 지금의 멋진 성수동이 탐나시나 봅니다”라며 오 시장 발언을 정면 반박했다.
정 구청장은 “성수동은 한때 밤이면 불 꺼진 공장만 남은 쇠락한 동네였다가, 낮은 임대료와 강남 접근성, 서울숲·서울숲역 입지를 바탕으로 청년·문화예술인·크리에이터·스타트업이 모이며 변신했다”고 주장했다. 홍대·합정에서 밀려온 청년들의 고충에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가, 문화예술인·스타트업과의 논의에서 붉은 벽돌 건축물 보존 조례가 나왔다며, 도시재생 시범지구 지정과 소셜벤처 지원, 언더스탠드에비뉴 조성 등을 성수동 변화의 구체적 사례로 제시했다.
정 구청장은 “저와 성동구는 조연을 맡았다”며 “성수동을 만든 것이 아니라, 움직이려는 힘이 제대로 흐를 수 있도록 길을 터 준 것”이라고 했고, “성수동에 이토록 관심을 가지시니 성동구청장에 직접 출마해 보시는 건 어떻겠느냐”고도 적었다.
지식산업센터 조성의 효과에 관해서도 정 구청장은 “성수동은 준공업지역이라 지식산업센터는 지구 지정이 아니어도 원래 가능했다”며 성수동 성공에는 ‘IT진흥지구 지정이 영향을 미쳤다’는 오 시장의 견해에 반기를 들었다.
김병민 “개발진흥지구가 출발점…개인 브랜드용 쓰지 말라”
그러자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24일 페이스북 글에서 “정 청장 말대로 지식산업센터가 지구 지정 없이도 가능했다면 왜 과거 성수동은 오랜 기간 낙후된 공장지대로 방치됐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조례 개정, 준공업지역 종합발전계획, IT산업개발진흥지구 지정, 성수 IT종합센터 개관을 다시 언급하며 “성수동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능하게 한 출발점이 개발진흥지구 지정”이라고 했다.
또 정 구청장이 취임 직후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를 제정한 점을 들어 “이미 그 당시 성수동은 임대료 상승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발전한 지역이었다”며 “성수동 성공 신화를 개인 브랜드 포장용으로 사용하지 말라”고 꼬집었다.
오 시장과 정 구청장은 최근 시내버스 준공영제 개편, 한강버스 등을 놓고도 거듭 충돌해 왔다. 재정 부담과 시민 편익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이가 공개적으로 드러나면서, 신경전이 점차 다른 현안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성수동 개발의 공방 역시 이런 갈등 구도 속에서 이어지면서, 두 사람이 서울 도심 정책 전반을 두고 장외 공방을 이어가는 형국이다.
박창규 기자 ky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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