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민 한식진흥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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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계 곳곳에서 한식이 화제에 오른다. 김치와 불고기를 넘어 장과 발효, 제철 식재료가 빚어내는 맛의 철학까지 주목받으면서 한식은 이제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문화’가 됐다. 이런 한식의 매력을 보다 가까이에서 보고 배우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바로 북촌에 자리한 ‘한식문화공간 이음’이다.
한식진흥원은 2022년 한식이 지닌 문화적 가치를 보다 입체적으로 전하고자 한식문화공간 이음을 조성했다. 지하 1층~지상 2층으로 조성된 이곳은 이름 그대로 사람과 문화·시간을 잇는 복합문화공간이다.
1층에 들어서면 한식을 쉽고 흥미롭게 풀어낸 한식갤러리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매년 주제를 달리해 선보이는 상설전시는 ‘기다림의 미학, 장(醬)’을 주제로 우리 장 문화가 지닌 시간성과 깊이를 다각도로 조명해왔다. 장이 빚어내는 발효의 시간, 그리고 그 안에 담긴 한국 식문화의 결을 차분히 따라가 볼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기획전시는 4월 5일까지 우리의 전통 식기인 방짜유기를 주제로 펼쳐진다. 방짜유기는 단순한 그릇을 넘어 음식의 맛을 돋우고 은은한 온기와 맑은 울림까지 품어내는 도구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방짜유기의 물성(物性)과 미감을 감각적으로 전달하며 음식과 그릇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보여준다. 보다 깊이 있는 설명을 원한다면 현장의 도슨트를 추천한다. 한식을 향한 진심과 애정을 담아 전시의 맥락과 숨은 이야기를 더욱 생생하게 들려준다. 전시 공간 한편에는 대한민국 식품명인의 제품을 소개하는 코너와 전통주의 역사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전통주갤러리도 마련됐다.
2층에는 한식을 직접 만들고 배울 수 있는 체험의 공간 한식배움터가 자리한다. 제철 식재료와 전통 발효식품을 활용한 한식 쿠킹 클래스가 열리는데 외국인도 참여할 수 있도록 영어·일어·중국어 수업을 함께 운영한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한식을 체험해보는 프로그램부터 주말에 가볍게 즐기는 한식 원데이 클래스까지 구성도 다양하다. 지난해 기준 18만 8737명이 한식진흥원을 찾았고 이 중 5619명이 이 공간에서 직접 한식을 체험했다. 상당수가 외국인이라는 점은 한식을 향한 세계인의 관심이 얼마나 깊어졌는지를 보여준다.
지하 1층에는 조용히 머물기 좋은 한식도서관이 자리한다. 한식 전문 도서부터 어린이를 위한 음식 그림책까지 4000여 권이 비치된 이 공간은 한식을 조금 더 깊이 알고 싶은 이들에게 의미 있는 공간이 된다. 이음홀에서는 한식 콘서트와 어린이 프로그램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린다. 평소에는 도서관으로, 때로는 작은 강연장이나 체험 공간으로 변하는 이음홀은 공간의 쓰임을 유연하게 확장한다.
한식은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인의 일상 속으로 천천히 스며들고 있다. 미슐랭(미쉐린)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한식당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김장문화’에 이어 ‘장 담그기 문화’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물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숫자나 성과가 아니라 한식이 전하는 태도와 가치에 대한 공감일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어지는 장맛처럼 한식이 지닌 매력 또한 차분하지만 단단하게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한식문화공간 이음은 오늘도 열려 있다. 북촌을 걷다 잠시 쉬어 가고 싶을 때, 혹은 한식을 보고 맛보고 직접 만들어보며 한국의 식문화를 만나고 싶을 때 이곳에서 오늘의 한식을 경험해보길 바란다.
여론독자부 opinion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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