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유휴 설비·獨 OLED 자회사 영업권 손상 처리
지난해에만 2198억 인식…배터리·디스플레이 업황 둔화 탓
현금유출 없지만 자산 감소…조단위 적자까지 ‘이중고’
이 기사는 2026년02월24일 16시30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삼성SDI(006400)가 업황 둔화 여파로 기존 이차전지 생산 설비는 물론 독일에 위치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자회사 영업권까지 손상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반영한 손상차손 규모만 약 2200억원으로, 조 단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SDI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차전지와 OLED 시장 모두 회복이 지연되면서 추가적인 손상차손 반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SDI 기흥사업장 전경.(사진=삼성SDI)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가동률 저하에 설비 손상만 2년간 2300억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해 유휴 생산 설비에 대해 1054억원 규모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전방 산업인 전기차 수요가 크게 감소하면서 이차전지 설비 가동률이 크게 저하됐고, 회수가능액이 장부금액에 미달해 손상 처리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삼성SDI가 지난 2024년에도 이차전지 설비에 대해 1259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한 점을 고려하면 2년 새 2300억원 이상을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한 셈이다. 손상차손은 해당 사업의 실적 악화와 시장 환경 변화로 미래에 기대했던 수익을 창출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때 반영된다.
삼성SDI 측은 일부 라인 개조 설비에 따른 유휴 자산 영향이라고 설명하지만, 업계에서는 이차전지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친 것에 따른 과잉투자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손상차손 인식은 투자 회수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유휴 설비 손상차손은 실질적인 현금유출을 수반하지 않는다. 다만 수익성과 자산 효율성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배터리 업황 회복이 지연될 경우 유사한 손상 인식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이차전지 산업 전망은 밝지 않다. 대다수의 이차전지 업체들이 전기차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대규모 차입금을 일으켜 투자를 집행했지만, 이익 창출력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재무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당장 소형 전기차 선호 확대 추세가 이어지면서 중·대형 전기차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국내 업체들의 가동률 개선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권기혁 한신평 기업평가본부 본부장은 “배터리셀 업체는 미국 정부의 보조금 효과로 일부 실적이 보완됐다”면서도 “경쟁력 기반의 개선으로 보기는 어려운 만큼 설비 투자 확대에 따라 차입금 증가가 지속된 가운데, 투자 성과가 지연될 경우 재무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455억주고 인수했지만 현재 가치는 224억
더욱 문제인 것은 삼성SDI의 한 축인 전자재료 부문에서도 손상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삼성SDI는 독일 OLED 소재 자회사 노발레드의 영업권에 대해 약 1144억원의 손상차손을 기타비용으로 계상했다. 즉 삼성SDI는 지난해에만 유휴 설비와 노발레드 영업권에 대해 2198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한 셈이다.
영업권은 인수한 기업의 순자산을 초과하는 가치를 회계상 프리미엄으로 인식한 항목이다. 브랜드 가치나 고객 관계 등 무형자산의 가치를 반영한다. 손상 여부는 해당 기업이 앞으로 창출할 현금흐름에 대한 기대와 직결된다.
노발레드는 2013년 제일모직이 3455억원에 인수한 독일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업체다. 이후 2014년 제일모직과 삼성SDI의 합병으로 노발레드를 포함한 전자재료 사업부문이 삼성SDI 산하로 재편됐다.
노발레드에 배분된 영업권 장부금액은 지난해 말 기준 224억원이다. 전년 말 1241억원과 비교하면 82% 감소했다. 인수가와 비교하면 6.4% 수준으로, 인수 당시 인식했던 프리미엄은 사실상 모두 소멸했다는 평가다.
삼성SDI가 노발레드의 영업권에 대해 손상을 인식한 것은 디스플레이 소재 사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보수적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용 OLED 출하량은 8억1000만대로 전망된다. 지난해 8억1700만대보다 약 700만대 줄어든 규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성SDI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손상차손이 현금 유출을 동반하지 않는 회계 처리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자산가치 하락이 재무제표에 반영되면 향후 차입 여력과 투자 여건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SDI가 조 단위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재무 건전성 지표 전반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SDI는 지난해 연간 매출 13조2667억원, 영업손실 1조722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0조원대를 유지했지만, 전방 수요 부진과 고정비 부담으로 대규모 영업적자가 발생한 상태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