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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5 (수)

    [사설]생산적 금융 확대 독려에도 거꾸로 간 중기 대출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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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생산적·포용 금융 확대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과 달리 수혜 대상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여신 공급 실적은 되레 뒷걸음친 것으로 나타났다. 돈줄을 쥔 금융 회사들로서는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를 신경 써야 하다 보니 신용이 낮은 곳에 선뜻 대출을 늘릴 수 없었다는 뜻이다. 반도체와 소부장(소재·부품·장비)주 중심으로 증시가 활황을 보이고 있지만 경기 호전을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된다면 올해도 이런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금융권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의 전체 기업 대출 중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은 79.8%에 달했다. 2022년 85.0%, 2023년 82.2%, 2024년 80.7%에 이어 4년 연속 내리막길이다. 80%선이 깨진 것도 눈길을 끌지만 정부가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강조하면서 중기 대출 등을 독려한 것과 반대 결과를 낸 점이 특히 주목된다. 금융위원회는 “금융이 우리 경제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재도약의 미래를 만들어야 할 때”라며 지난해 9월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정책금융, 금융회사, 자본시장의 3대 전환 추진을 다짐했었다.

    우려스러운 것은 생산적·포용 금융 기조가 본격화된 지난해 7~12월의 신규 기업여신 공급 실적이다. 이 기간 중 5대 은행의 신규 대출 실적은 143조 7272억여원으로 2024년 하반기(152조 72억원)보다 약 8조 2799억원이 줄었다. 새 정부가 경제 회복에 발 벗고 나섰다고 해도 정국 혼란 후유증이 자금 공급에 악재로 작용했음을 보여준 결과다.

    중기 및 자영업자 여신은 은행 고유의 영업 스타일과 대출 심사 기법 등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신한·하나의 경우 하반기 신규 기업 대출을 적극 늘리기도 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정부가 아무리 금융자원을 벤처, 소상공인 등에 우선 배분해 줄 것을 당부해도 경기가 살아나고 기업 활동이 왕성해지지 않는 한 돈줄은 쉽게 풀리지 않는다. 자금 물꼬를 생산 부문으로 터주려는 의지는 높이 평가받아야 마땅하지만 돈은 회수 걱정이 없는 곳으로 더 몰리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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