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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6 (목)

    한미 경영권 분쟁은 아직…신동국 지분 확보로는 3월 주총 판세 못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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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드뉴스

    한미사이언스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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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3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2차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기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상법 조문과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조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번 지분 매입이 당장의 판세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주주명부 기준일 규정, 정관 변경에 필요한 특별결의 요건, 현직 이사들의 잔여 임기라는 세 가지 구조적 제약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동국, 2137억 들여 지분 29.83%로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13일 코리포항 외 5인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한미사이언스 보통주 441만32주, 지분 6.45%를 주당 4만8469원에 장외에서 취득했다. 총 투입 금액은 2137억원이며, 자금은 한양정밀 보유 주식을 담보로 한 차입을 통해 마련했다.

    이로써 신 회장의 개인 지분은 기존 16.43%에서 22.88%로 확대됐다. 100% 자회사인 한양정밀이 보유한 6.95%까지 합산하면 신 회장 측 지분율은 29.83%에 달한다. 단일 개인 주주로서는 압도적인 최대주주 지위가 한층 공고해진 셈이다.

    이 공시가 나오자 시장은 곧바로 반응했다. 24일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전일 대비 7950원, 18.60% 오른 5만700원에 장을 마쳤다. 경영권 분쟁 재점화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린 결과다. 그러나 지분 확대가 곧 경영권 판도 변화로 이어진다는 등식은 한미사이언스의 법적·구조적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

    가장 직접적인 제약은 주주명부 기준일이다. 상법 제354조는 회사가 기준일을 설정해 해당 날짜 기준 주주에게만 의결권을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의 정기 주주총회 의결권 기준일은 정관에 따라 매년 12월 31일이다.

    이에 오는 3월에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주는 2025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주주로 이미 확정돼 있다는 것이다.

    신 회장이 이번에 추가 매입한 441만32주의 계약 체결일은 2026년 2월 13일이다. 기준일인 2025년 12월 31일보다 44일이나 지난 뒤에 이뤄진 거래다. 이 주식은 3월 정기 주총의 의결권 행사 대상 주식 명단에 한 주도 들어가 있지 않다.

    신 회장이 3월 주총에서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은 기준일 이전부터 보유해온 지분이 전부다. 신 회장 개인 지분 16.43%에 한양정밀 보유분 6.95%를 합산한 23.38%가 전부다. 이번에 새로 확보한 6.45%는 이번 주총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신 회장의 법률 자문단은 법무법인 화우와 법무법인 일맥이다. 최고 수준의 자문을 받는 측이 기준일 규정을 모를 리 없다.

    결국 이번 지분 매입은 3월 정기 주총에서 한 방에 판을 뒤집겠다는 단기 포석이 아니라, 그 이후 임시 주총이나 2027년 정기 주총을 겨냥한 중장기 지배력 강화 포석으로 읽는 것이 정확하다.

    ◇ 이사 수 늘리려면 출석 의결권 66.7% 찬성 필요

    기준일 문제를 넘어선다고 해도 또 다른 벽이 있다. 이사회 구도를 바꾸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기존 이사의 임기가 끝나 생긴 빈자리에 자기 사람을 채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사 수를 늘려 신규 이사를 추가 선임하거나 기존 이사를 강제로 해임하는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상법 제434조에 따른 특별결의 사항이다. 이사 수를 늘리는 정관 변경과 기존 이사 해임 모두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그리고 발행 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동시 충족이 필요하다.

    실제로 더 넘기 어려운 조건은 출석 의결권 3분의 2, 즉 66.7% 이상 찬성이다. 과반을 훌쩍 넘어서도 부족하고, 소액 주주들까지 대거 끌어들여야만 채울 수 있는 수치다.

    이 벽이 실제로 얼마나 높은지는 이미 확인된 사례가 있다.

    2024년 11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3자 연합은 이사회 정원을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 안건을 냈으나 부결됐다.

    당시 3자 연합의 우호 지분율은 전체 발행 주식의 57% 안팎이었다. 형제 측의 두 배를 넘는 지분을 확보하고도 출석 의결권 기준 66.7%를 채우지 못한 것이다. 소액 주주들의 표가 충분히 모이지 않았고, 형제 측 지분이 예상보다 결집된 결과였다.

    지금 상황은 그때보다 더 어렵다. 신 회장의 개인 지분과 한양정밀 보유분을 합산한 실질 지분율은 29.83%다. 창업주 일가인 송영숙 회장 3.84%, 임주현 부회장 9.15%, 임종윤 동사장 3.20%, 임종훈 사장 5.09%와 사모펀드 킬링턴 9.81%가 각각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다.

    기준일 기준으로 신 회장 23.38%에 송영숙·임주현 모녀 측 13%와 킬링턴 9.81%를 모두 합쳐도 46% 수준에 그친다. 여기에 임종윤 측 지분을 끌어들인다 해도 50%를 간신히 넘는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와 소액 주주들이 대거 특정 안건에 찬성표를 던져야만 66.7%에 도달한다.

    그리고 지금은 4자 연합의 내부 균열 자체가 문제다. 2025년 하반기에는 송영숙 회장이 신 회장의 자산에 가압류를 신청하는 등 오너 일가와 최대주주 사이의 금전적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번졌다.

    연합이 뭉쳐 있던 시절에도 넘지 못했던 66.7%를, 연합이 균열을 보이는 지금 단독으로 넘는 것은 구조적으로 더욱 어렵다.

    ◇형제 측 이사 임기 2027년 3월까지

    경영 실권은 주주총회가 아니라 이사회에서 나온다. 한미약품에 대한 의결권 행사, 대표이사 선임, 중요 사업 결정이 모두 이사회를 거친다. 이사회를 장악하지 못하면 지분이 아무리 많아도 일상적 경영에 관여하는 데 한계가 있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도는 3자 연합 측 인사 5명과 형제 측 인사 5명으로 5대 5 동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5대 5 상태에서는 어느 쪽도 안건을 단독으로 처리할 수 없다.

    한미사이언스가 자회사 한미약품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는 의사결정도 이사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지주사가 사업회사를 장악하는 고리 자체가 사실상 잠겨 있는 상태다.

    이 5대 5 구도를 자기 쪽으로 기울이려면 상대방 이사의 자리를 없애야 한다. 방법은 앞서 설명한 특별결의로 강제 해임하거나, 임기가 자연 만료되는 빈자리에 새 사람을 채우는 것이다.

    강제 해임이 현실적으로 어렵기에 임기 만료를 기다리는 방법만 남는다. 하지만 문제는 시점이다.

    임종훈 전 대표이사는 2024년 당시 "설령 이사진이 5대 5 동수로 재편돼도 대표이사 체제는 2027년까지 계속된다"고 밝힌 바 있다. 형제 측 주요 이사들의 임기가 2027년 3월까지 보장돼 있다는 의미다.

    3자 연합 측의 이사들 역시 2024년 11월 임시 주총과 2025년 정기 주총에서 새로 선임됐거나 재선임됐기 때문에 임기가 3년에 달한다. 이사회 균형이 합법적으로 깨질 수 있는 가장 이른 시점은 2027년 3월 정기 주총이다.

    신 회장이 확보한 30%에 육박하는 지분이 본격적인 이사회 공세에 활용될 수 있는 시점도 이때다.

    ◇ 성비위 비호 논란에서 비롯된 갈등…박 대표 연임이 단기 변수

    세 가지 구조적 제약을 감안하면 3월 주총의 실질적 관전 포인트는 이사회 장악보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의 연임 여부로 좁혀진다.

    두 사람의 갈등은 이달 중순 불거졌다. 박 대표는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미약품 팔탄공장 소속 임원의 성추행 사건 처리 과정에 신 회장의 압박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신 회장이 가해자를 두둔하는 내용이 담긴 면담 녹취록을 함께 공개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12월 해당 임원의 성비위 관련 공익제보를 접수했고, 공식 조사 이전인 올해 1월 초 신 회장이 해당 임원에게 먼저 전화해 조사 내용을 미리 알려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아울러 저가 원료 사용 강요, 외부 자문위원 발탁 등 신 회장이 대주주 지위를 이용해 경영에 부당 개입해왔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결국 해당 임원은 징계 해임이 아닌 자진 퇴사 형식으로 정리돼 경쟁사로 이직했다. 이에 한미약품 임원들은 성명을 내고 신 회장의 사과와 경영 개입 중단을 요구하며 피켓 시위에 나섰다.

    신 회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성비위 임원 비호 의혹과 경영간섭 주장을 모두 부인했다. 나아가 박 대표가 연임을 부탁하기 위해 먼저 자신을 찾아온 것이라고 역공을 폈다.

    박 대표는 연임 언급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30분가량 이어진 면담의 일부일 뿐이라며, 더 심각한 경영간섭 공방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모욕적 언사가 지속될 경우 녹취록 전체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의 임기 만료일은 3월 29일로 한미약품 정기 주주총회와 맞물린다. 신 회장은 연임 여부를 묻는 질문에 한미사이언스 주주와 이사회가 결정할 사안이라며 확답을 피했다. 3월 정기 이사회 전까지 박 대표의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철저히 검토하겠다고만 밝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미사이언스의 주총 관전 포인트는 단기적으로는 박재현 대표의 연임 여부와 전문경영인 체제의 향배가 핵심 변수"라며 "장기적으로는 이사 임기가 대거 만료되는 2027년 3월이 진짜 분수령이고 신 회장 지분은 그때를 위한 실탄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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