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유럽의 자립과 자강 지지”
메르츠 “새로운 변화에 공동 대응”
2박 3일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한 프리드리히 메르츠(왼쪽) 독일 총리가 25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메르츠 총리는 최근 석 달 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에 이어 네 번째로 중국을 찾은 G7(7국) 정상이다./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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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국빈 방문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25일 베이징의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메르츠의 방중은 최근 석 달 새 영국·프랑스·캐나다 정상에 이어 G7(7국) 중 네 번째다. 미국과 유럽의 ‘대서양 동맹’이 균열을 내는 상황에서 유럽 정상들이 미국 의존도를 낮추려고 부심하고 중국은 이 상황을 활용해 유럽 내 영향력 확대에 나서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정상회담 뒤 발표된 공동 보도문에 따르면, 시진핑은 “중국과 독일은 세계 2·3위 경제 대국으로, 양국 관계 발전은 유럽과 세계에도 상당한 파급 효과를 미친다. 현재 국제 정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급변하고 있다”고 했다. 시진핑은 이어 “중국은 유럽의 자립과 자강을 지지한다”며 “유럽이 중국과의 협력과 상생을 통해 양측이 더 큰 발전을 이루고 세계 평화와 발전에 더 큰 기여를 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중국이 유럽연합(EU) 내에서 정치·경제적 영향력이 막강한 독일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갈등하는 유럽 각국에 협력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메르츠는 “국제 정세는 심오한 변화를 겪고 있으며, 양국은 이 같은 도전에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중요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했다. 또 “독일 기업계는 중국 시장을 매우 중시하며 중국과의 협력을 더욱 심화해 상호 이익과 공동 발전을 이루기를 희망한다”며 “독일은 유럽과 중국의 대화 및 협력 강화도 지지한다”고도 말했다.
이번 메르츠의 방중에는 폭스바겐·BMW 등 30여 독일 기업 대표단이 동행했다. 지난해 독일과 중국 간 무역 규모는 약 2518억유로(약 424조9000억원)로, 중국은 2023년 이후 다시 미국을 제치고 최대 무역 파트너가 됐다. 앞서 지난해 12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시작으로 지난달에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중국을 방문했다. G7 내에서 미국과 껄끄러운 모습을 보여온 캐나다 및 유럽 국가 정상들의 중국 방문이 연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런 정상외교가 유럽 주요국의 대중국 외교 노선을 단시간에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앞서 독일은 2023년 중국을 ‘협력자이자 경쟁자’로 규정하고 대중 의존도를 줄이는 디리스킹(위험 회피)을 공식 노선으로 제시한 바 있다. 메르츠는 지난 13일 뮌헨안보회의에서 “미국의 리더십이 도전받고 있고 이미 잃었을 수도 있다”며 미국을 신랄하게 비난했는데, 중국에 대해서도 “타국의 의존을 체계적으로 이용하고 국제 질서를 자국에 유리하게 재정의한다”며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3월 31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다. 이에 따라 넉 달 새 G7 중 일본·이탈리아를 제외한 다섯 나라 정상이 중국을 찾게 된다. 메르츠는 3월 중 미국을 찾을 예정이다.
[서보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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