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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25 (수)

    실적·유동성 ‘쌍끌이’…지금까지 본 적 없는 ‘호황’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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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6000’ 누가 만들었나

    경향신문

    거래소도 ‘잔칫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이억원 금융위원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앞줄 왼쪽부터) 등 증권업계 기관장 및 관계자들이 2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 사상 첫 6000 돌파’ 축하 행사를 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hoh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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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전·하닉 반도체 ‘역대급 실적’
    과열부담에도 매수 행렬 이끌어
    외국인·기관도 반도체에 집중

    각국 재정 확대로 풀린 자금은
    ETF 중심으로 국내 증시 유입
    높은 반도체 의존도는 ‘리스크’

    코스피 상승세가 거침이 없다. 지난해 75.63% 오른 코스피는 올 들어서도 두 달 만에 44% 넘게 급등했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올해 1.63% 하락했다.

    올해 국내 증시 상승세를 설명하는 단어는 ‘실적’과 ‘유동성’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호황기)이 이어졌던 2017~2018년엔 실적 장세, 미국의 제로금리 정책과 양적완화가 진행된 2020~2021년엔 유동성 장세가 이어졌다.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스피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두 요인이 한꺼번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적의 중심엔 반도체가 있다. 지난해 말 증권가는 올해 코스피 상단을 5000대로 예상했지만 최근 7000대로 눈높이를 높였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올해 합산 영업이익이 지난해만 해도 200조원 후반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최근엔 300조원 후반~400조원 초반까지 영업이익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경향신문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5일“(지수 상승 요인의) 8할 이상이 실적일 정도로 반도체 양사 실적이 워낙 좋기 때문에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며 “4000포인트일 때나 지금이나 주가수익비율(PER) 변화가 거의 없어 실적만으로 올라왔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PER은 현재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주가가 이익 대비 몇 배에 거래되는지를 나타낸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과 기관들 대부분 반도체만 사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대한민국을 사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 메모리 반도체를 사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5000포인트 돌파 당시에도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은 10배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후 코스피가 20% 급등한 현재도 10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만 등 주요 증시보다 낮은 수준으로, 과열 부담에도 코스피가 오른 이유다.

    유동성도 국내 증시에 긍정적 요인이다. 최근엔 미국의 금리 인하 전망이 주춤하지만 각국의 재정 확대 기조로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투자자예탁금 등 증권대기자금이 100조원을 웃돌 정도로 시장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외국인이 올해 10조원 넘게 순매도했지만,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등 해외기관 자금은 여전히 유입되고 있다.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반적으로 삼성전자와 현대차, SK하이닉스 같은 종목들이 지수를 끌어올릴 때는 일반 시민들도 ‘포모(FOMO·소외공포)’를 느낀다”며 “일반 시민 입장에서 이들은 분석하기 쉬운 회사다. 이 점이 ‘머니 무브(자금 이동)’를 가속화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제는 반도체 의존도가 커진 만큼 언제든 상황이 바뀔 가능성도 크다는 점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은 아직까지 거품이라고 말하긴 힘들지만 미국은 상당히 비싸다”며 “미국시장이 조정을 받으면 그 여파가 한국으로 올 수 있고, AI 과잉 투자 우려가 커지는 것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TF에 투자하는 개인 중심으로 투자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점도 부담거리다. 설 연휴 이후 5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증권사 등이 직접 투자하는 것을 뜻하는 ‘금융투자’는 8조2220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전체 투자 주체 중 순매수액이 가장 컸다. 증권사는 ETF 호가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개인의 ETF 순매수액이 늘면 금융투자의 순매수액이 늘어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특정 수급 주체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은 단기적인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김경민·김상범·박용하·배재흥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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