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7 (화)

    이슈 오늘의 사건·사고

    오산 옹벽 붕괴, 설계·시공·유지관리 모든 단계서 ‘총체적 부실’ 발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토부 사고조사위, 조사 결과 발표

    직접 원인은 배수 불량 따른 수압 상승

    경향신문

    오산 고가도로 옹벽 붕괴 현장의 모습.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7월 경기 오산에서 발생한 옹벽 붕괴사고는 설계·시공·유지관리 전 단계의 부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인재’로 조사됐다. 직접 원인은 빗물 배수 불량으로 인한 내부 수압 증가였다.

    국토교통부 중앙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는 25일 “보강토옹벽으로 유입된 다량의 빗물이 제대로 배수되지 못해 옹벽에 작용하는 수압이 가중되면서 붕괴가 발생했다”며 사고 조사 결과를 밝혔다.

    지난해 7월16일 오산시 가장교차로 수원 방면 고가도로 발생한 사고는 전체 옹벽 338m 중 약 40m 구간이 무너져 차량 2대가 매몰돼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사조위는 보강토옹벽 상부 배수로와 포장면에 발생한 균열로 빗물이 옹벽 내부로 지속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옹벽의 뒤쪽 공간을 채우는 흙인 뒤채움재가 약화됐고, 보강토옹벽 상단에 설치된 L형 옹벽이 내려 앉으며 포장면의 땅꺼짐과 균열이 발생했다.

    여기에 사고 직전 시간당 39.5㎜의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땅꺼짐과 균열을 통한 빗물 유입이 증가했으나 제대로 배수되지 않아 가중된 수압으로 결국 옹벽이 붕괴한 것이다.

    사조위는 옹벽의 설계·시공·유지관리 등 모든 단계에서 총체적 부실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건화이엔지(건화ENG)·동일기술공사·동림컨설턴트가 맡은 설계 단계에서는 L형 옹벽이 상단에 설치되는 복합구조에 대한 면밀한 위험도 분석이 부족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배수 설계도 충분하지 않았고, 옹벽 뒤를 채우는 뒤채움재의 품질 기준도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현대건설의 시공 과정에서도 문제가 확인됐다. 배수가 원활하지 않은 세립분이 많이 포함된 흙이 뒤채움재로 사용됐다. 자재 변경 승인 여부와 품질시험 자료도 명확히 남아 있지 않았다. 설계변경 사항이 반영되지 않은 최초 도면을 그대로 준공 도면으로 제출한 사실도 드러났다. 한국건설감리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러한 시공 문제를 적절히 관리·감독하지 못했다.

    유지관리 단계의 공백도 확인됐다. 해당 시설은 2011년 준공됐으나 2017년에야 오산시로 관리주체가 인계됐다. 2023년 개통 전까지 시설물통합정보관리시스템(FMS)에 등록되지 않아 법정 안전점검이 이행되지 않았다.

    사고가 발생한 오산 서부우회도로 개설공사 1공구에서는 2018년과 2020년에도 비슷한 보강토옹벽 붕괴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오산시의 옹벽 안전성 검토와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은 미흡했다. 2023년 정밀안전점검에서 배수불량과 배부름 현상이 지적됐음에도 오산시는 조치하지 않았다.

    특히 사고 20여일 전부터 당일까지 사고 구간의 포장면 땅꺼짐과 붕괴 우려 민원이 다수 제기됐지만 오산시는 원인 분석이나 안전성 검토를 진행하지 않았다.

    권오균 사조위원장(계명대 교수)은 “이번 사고는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 건설 프로세스 전반에서 발생한 총체적 부실의 결과”라고 말했다.

    정부는 재발방지 대책으로 L형 옹벽이 설치되는 복합구조 보강토옹벽의 설계·시공 기준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배수 기준도 강화하기로 했다.전국에 비슷한 구조의 옹벽과 배수 설계에 대한 전수조사와 특별점검도 실시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사조위조사 결과를 반영해 관련 법령과 기준을 정비하고, 사고 책임 주체에 대해서는 행정처분과 수사가 이뤄지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