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2.27 (금)

    활성고객 석달새 10만명 이탈…과징금·소송 리스크 등 첩첩산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김범석 사과에도 험난한 쿠팡]

    작년 매출 49조로 19% 늘었지만

    정보유출 사태후 실적 급격 둔화

    4분기는 5% 줄어 상승행진 마감

    1.7조 소비자 보상안도 반영 안돼

    당분간 성장세 정체흐름 이어질듯

    쿠팡이 49조 원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 그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터진 후인 4분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하며 이번 사태로 인한 소비자들의 이탈이 만만찮은 수준임을 증명했다. 국회 청문회에도 불출석하며 두문불출하던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이 3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등장해 사과부터 꺼내든 배경도 이 때문이다.

    27일 쿠팡의 미국 모회사 쿠팡Inc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Inc의 연 매출은 49조 1197억 원으로 전년 41조 2901억 원보다 19%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유통 대기업인 이마트와 신세계·롯데쇼핑이 올린 매출을 모두 더한 것과 비슷한 수준(49조 6383억 원)이다. 영업이익은 6790억 원으로 전년보다 8% 늘었다.

    서울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인 4분기만 뜯어보면 성장 둔화세가 뚜렷하다. 쿠팡은 그동안 매 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4분기에는 지난해 11월 27일 터진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여파로 실적에 제동이 걸렸다. 4분기 매출은 12조 8103억 원으로 3분기(12조 8455억 원)보다 5% 줄었다. 쿠팡Inc가 2021년 나스닥에 상장한 후 원화 기준으로 매출이 하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쿠팡이 올해 유력하던 50조 원 매출 돌파 문턱에서 멈춰선 것도 이 같은 4분기 실적 때문이다.

    4분기 활성 고객(제품을 한 번이라도 산 고객)도 급감했다. 지난해 말 기준 쿠팡의 활성 고객은 2460만 명으로 직전인 3분기(2470만 명)보다 10만 명 감소했다. 첫 흑자 전환을 한 2023년부터 활성 고객은 매 분기 꾸준히 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려 왔으나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으로 돌아선 셈이다.

    거라브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몇 달간은 성장세와 수익성 측면에서 다소 정체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이 기간에는 매출 성장률이 다소 불규칙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쿠팡Inc 측도 실적 문서에서 “개인정보 사고는 지난해 12월부터 4분기 매출 성장률과 활성 고객 수, 와우 멤버십과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다만 4분기 이후 안정화되며 많은 고객의 계정이 재활성화되고 고객 증가세가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쿠팡의 설명과 달리 수익성 우려는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쿠팡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1.38%로 주요 유통·플랫폼 기업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은 0.09%에 그쳤다. 지난해 기준 신세계(4%), 롯데쇼핑(3.98%), 현대백화점(3.83%), BGF리테일(2.8%), GS리테일(2.44%) 등 주요 유통사와 비교해 보면 차이는 더욱 극명하다.

    더욱이 이번 실적에는 약 1조 7000억 원 규모의 소비자 보상안이 아직 반영되지 않은 데다 당국이 예고한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 리스크도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해롤드 로저스 한국 쿠팡 임시 대표는 이번 콘퍼런스콜에서 “한 정부 기관 조사는 종료됐으나 다른 기관의 조사가 계속 진행 중이며 추가 조사가 개시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현재 조사 결과, 과징금 규모, 기타 조치 유무를 판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게다가 미국과 한국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소송전도 변수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투자 손실을 다투는 주주 집단소송과 개인정보가 유출돼 프라이버시 침해를 당한 소비자 집단소송이 쿠팡을 상대로 법원에 제기된 상태다.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대규모 법적 비용도 쿠팡의 수익성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쿠팡 사태를 빌미로 미국이 한국을 상대로 한 관세 부과 움직임이 가시화할 경우 지난해 4분기와 같은 소비자들의 민심 이탈도 배제하기 어렵다.

    쿠팡은 성장 사업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영국의 온라인 명품 거래 플랫폼 파페치와 대만 온라인 커머스 등 신사업군을 묶은 ‘디벨로핑 오퍼링 부문’의 매출은 지난해 7조 326억 원으로 전년(4조 8807억 원)보다 38% 성장했다. 2023년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선 후 초고속 성장세다.

    김 의장은 “대만 사업의 경우 이번 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세 자릿수 성장을 재차 기록하며 초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상품군 확장과 풀필먼트, 배송 운영 속도와 신뢰도가 개선되고 있고 대만 내에 자체적인 라스트마일 물류 역량을 구축하는 비전은 빠르게 현실이 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용성 기자 utility@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