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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1 (일)

    [사설] ‘4심제’도 강행, 대통령에겐 기회, “국민은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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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위원장)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진상규명 및 공소취소를 위한 국정조사 추진위원회 1차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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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에서 다시 재판할 수 있게 해 사실상 4심제가 되는 헌재법 개정안을 일방 처리했다. 법 왜곡죄는 이미 통과시켰고, 주말에도 본회의를 열어 대법관 증원법까지 ‘사법 3법’을 모두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재판소원은 법원에 재판 종결권을 부여한 헌법에 위배된다는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대법원이 연간 처리하는 5만건의 사건 중 상당수가 헌재로 넘어가면 국민은 ‘소송 지옥’에 빠질 수 있다. 소송 비용도 늘어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민변도 “재판소원 범위에 대한 토론과 숙의가 필수적”이라고 했지만 민주당은 그런 과정 없이 졸속 처리했다. 헌재도 사건 처리 부담으로 기능 마비 상태에 빠질 수 있다. 헌재 접수 사건이 연간 2500건 수준인데 재판소원이 도입되면 1만5000건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문형배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신속 재판을 위해 대법관을 늘리자면서 재판을 더 늦출 수 있는 재판소원을 도입하자는 것은 모순”이라고 했다. 전국 법원장들은 ‘사법 3법’이 통과되면 “국민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간다”고 했다.

    대체 이런 법을 누구를 위해 밀어붙이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청래 대표가 이날 그 속내를 직접 밝혔다. 그는 “사법 불신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자초한 것”이라며 대법원장 사퇴를 요구했다. 대법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것이 ‘사법 3법’ 강행의 계기가 됐음을 자인한 것이다.

    이날 4심제 법이 통과되자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반발하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박 처장은 이 대통령 선거법 사건 주심을 맡았었다. 박 처장의 사퇴는 정권이 사법 3법을 강행하는 이유가 이 대통령 사건 때문이란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사법 3법이 강행되면 이 대통령이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은 명백하다. 대법관 증원법으로 이 정권이 대법원을 완전히 장악하면 이 대통령 관련 사건들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법 왜곡죄로 판사 검사들을 직접 위협할 수도 있게 됐다. 유죄가 인정된다고 해도 헌법재판소에서 다시 재판을 받을 수 있다. 헌재도 곧 이 정권이 장악하게 돼 있다. 3중, 4중 안전 장치다. 민주당은 이것도 모자라 이 대통령의 나머지 재판에 대해 아예 공소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사건 자체를 없애려는 것이다. 이를 추진하는 당 공식 기구까지 만들었다.

    이렇게 사법 방탄막을 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대선 경선 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2심까지 징역 5년을 받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보란듯이 전국 순회 북콘서트를 열고 있다. 그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출마까지 시사했다.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전재수 의원도 출판기념회를 예고하고 부산시장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자신들은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사법 제도가 권력자에겐 기회가 되고 국민에겐 피해가 가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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