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해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국가들이 에너지 대란을 겪을 위험이 높아졌다. 사진은 2023년 12월 10일 촬영된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 케슘 섬. 로이터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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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에너지 수입이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게 됐다.
이란혁명수비대(IRCG)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선박들에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통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항 불가는 이란군이 해상에서 검문, 나포하고, 드론이나 지대함 미사일, 또는 기뢰를 사용해 통보를 무시하고 항해하는 선박을 직접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보험사들이 보험 인수를 거부하게 돼 민간 선박이 운항을 포기하도록 만들게 된다. 사실상의 해협 봉쇄다.
단기 봉쇄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어려워
호르무즈 해협은 가장 좁은 곳의 폭이 약 33km에 불과하다. 실제 배가 다니는 항로는 왕복 각각 3km 내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이 기뢰를 부설하고, 지상에서 함정을 향해 지대함 미사일을 발사할 수도 있고, 소형 고속정 등으로 민간 유조선 통행을 즉각 차단할 수 있다는 뜻이다.
유명 석유 애널리스트인 헬리마 크로프트 RBC 캐피털마켓 글로벌 원자재 전략 부문 총괄은 “이란의 통항 불가 통보는 시장에 즉각적인 공포를 심어준다”면서 “실제 포격이 없더라도 선박들이 경로를 변경하거나 통과를 멈추는 순간 공급망이 마비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이는 단기적으로만 가능한 방법이다.
시간을 오래 끌면 이란도 어려워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 역시 자국 에너지 수출의 대부분을 이 해협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해협을 봉쇄하면 자국 경제 생명줄을 함께 끊는 셈이 된다.
물리적으로도 장기전은 힘들다. 핵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이 미국 제5함대가 주둔하고 있는 바레인에 파견됐고, 세계 최대 규모 핵항모인 제럴드 R 포드함도 카리브해 인근에서 이동을 시작해 이스라엘 인근 해역에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협 봉쇄가 이란에도 자충수여서 오래 지속하기 힘들지만 이를 고집할 경우 미국과 전면전으로 치달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배럴당 150달러 유가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석유 운송의 20%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액화천연가스(LNG) 핵심 항로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 병목 지점이라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특히 이곳을 지나는 에너지 80% 이상이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 아시아로 향한다. 아시아 국가들에 치명적이라는 뜻이다.
크로프트는 호르무즈 해협이 실제로 봉쇄되면 국제 유가가 순식간에 배럴당 120~150달러를 상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럴 경우 전 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을 초래할 위험도 크다고 우려했다.
1, 2차 오일쇼크 당시 석유 공급 부족에 따른 유가 폭등으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뛰고, 경기는 침체됐던 것처럼 이번에도 스태그플레이션을 피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미 외교협회(CFR)의 지경학연구센터 소장인 에드워드 피시먼도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해상 요충지여서 항행이 방해받는다면 국제 유가는 매우 실질적이고 급격하게 폭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MST 파이낸셜 에너지 부문 선임 애널리스트 사울 카보닉은 해협 봉쇄로 공급 중단이 현실화하면 아시아 국가들은 막대한 프리미엄을 지불해야 한다면서 제조업 중심인 아시아 경제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SJ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해협을 우회하는 송유관을 갖고는 있지만 전체 물량을 대체하기엔 역부족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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