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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2 (월)

    이슈 가상화폐의 미래

    유가상승 악재 ‘경고등’…이란사태에 숨 죽인 비트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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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외시장 브렌트유 10% 급등…유조선보험료 50% 껑충

    ‘유가상승->인플레->금리상승->유동성위축‘ 잇딴 경고

    유동성에 민감한 고베타자산으로서 비트코인엔 치명타

    ”당분간 원유선물 국채금리 따라 코인 변동성 확대될 듯“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격적으로 이란을 공격하면서 세게적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재차 고조되고 있다. 이란 공습으로 급락한 뒤 간신히 원상 복구에 성공한 비트코인시장은 시장 자체의 펀더멘털을 넘어 글로벌 거시(매크로) 리스크에 더욱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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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과 호즈무즈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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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히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0%가 매일 이란과 오만 사이의 좁은 해상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아직까진 이란이 이 해협이 완전히 봉쇄됐다는 공식적인 확인은 없지만, 이 지역의 군사 활동이 격화되면서 전쟁 위험 보험료는 이미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실제 유조선 보험료는 공습 이전에 비해 50% 이상 급등했다. 동시에 1억달러 규모 선박의 보험 비용은 항해 한 차례당 약 25만달러에서 37만5000달러로 뛰었다.

    공식적인 봉쇄가 없더라도, 해상 운송 리스크 급등만으로도 공급 차질 우려를 키우기에 충분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장기적인 차질 시나리오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1일(현지시간) 장외시장에서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주 금요일 종가보다 8∼10% 급등한 배럴당 80달러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2일 거래소가 문을 열면 급등세가 예상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윌 하레스와 살리 일마즈 원자재 담당 애널리스트는 브렌트유가 단기적으로 배럴당 80달러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양 측 갈등이 주변 지역으로 확산할 경우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바클레이즈 에너지 분석팀 역시 “현 상황으로 볼 때, 중동 안보 상황 악화로 인한 잠재적 공급 차질 위협으로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점쳤다.

    그러나 가상자산시장에게 있어 이 같은 상황의 파장은 단순히 에너지 부문에 그치지 않는다. 이 정도 규모의 유가 급등은, 시장이 통화 완화를 기대하고 있는 시점에 인플레이션 기대를 다시 자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원유 가격 상승은 운송비, 제조비, 소비재 가격에 직접 반영되며, 전 세계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상방 압력을 가한다. 21Shares의 거시경제 총괄 스티븐 콜트먼은 “전쟁은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며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고 재정적자를 확대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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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유가와 비트코인 가격은 대체로 역의 상관관계를 보여왔다. (자료=코인텔레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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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질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를 포함한 주요 중앙은행들은 예상했던 기준금리 인하를 늦추거나 폭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재조정은 결국 미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바로 이 금리 지점에서 가상자산시장의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금리 상승은 글로벌 유동성 여건을 긴축시킨다. 국채가 점점 더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공하게 되면, 자금은 통상 투기적 자산에서 이탈한다.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를 경우, 채권과 주식에 걸쳐 있는 수조달러 규모의 금리 민감 자금이 재평가될 수 있다.

    비트코인은 역사적으로 긴축 국면에서 유동성에 민감한 고베타 자산처럼 움직여 왔다. 실질금리가 상승했던 이전 시기들에는 레버리지가 해소되고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지면서 가상자산이 부진한 흐름을 보인 경우가 많았다. 특히 비트코인은 보유하고 있어도 이자가 주어지지 않는 만큼 금리 상승기에 채권에 비해 더욱 불리해질 수 있다.

    이렇다보니 이미 여러 가상자산 전문가들은 가상자산의 변동성 급등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디파이트레이서(DeFiTracer)와 같은 계정들은 호르무즈 해협 상황을 잠재적 거시경제적 ‘전환점’으로 규정하며, ‘유가 상승→인플레이션 상승→금리 인하 무산→국채 금리 상승→유동성 긴축’이라는 패턴을 점치고 있다.

    아울러 멀리진 더 트레이더(Merlijn the Trader) 같은 전문가는 또 다른 리스크를 제기했다. 이 분석가는 저렴한 전력을 기반으로 한 비트코인 채굴 허브로 알려진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가 타격을 입을 경우 해시레이트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시나리오는 아직 가설적 성격이 강하지만, 공급 측면과 네트워크 안정성에 대한 전반적인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뿐 아니라 가상자산 파생상품시장의 구조 자체도 또 다른 취약성을 안고 있다. 시장이 평온할 때는 레버리지가 쉽게 쌓이고, 갑작스러운 거시 충격은 연쇄적인 청산을 촉발할 수 있다.

    유가 상승과 함께 국채 금리까지 오를 경우 비트코인과 알트코인 전반의 레버리지 포지션은 빠르게 무너질 수 있다. 소형주, 고성장 기술주, 가상자산 같은 고위험 자산은 유동성이 긴축될 때 가장 먼저 압박을 받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전통 금융시장과 달리 가상자산은 24시간, 주 7일 거래되기 때문에 반응은 즉각적이고 더 크게 증폭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트레이더들은 이미 원유 선물과 채권시장을 선행지표로 주시하고 있다. 일시적인 긴장 완화가 이뤄진다면 유가는 안정되고 위험자산 선호 심리도 회복될 수 있다. 하지만 혼란이 장기화될 경우, 단순한 에너지 충격으로 시작된 사태가 더 광범위한 유동성 충격으로 번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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