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대인기피증이라 부르는 사회불안장애가 있으면 타인 앞에서 주목받거나 상호작용하는 일에 과도한 불안감이 생기기 쉽다.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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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과 개학·개강 등으로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하게 되는 3월에는 환경 변화에 따른 심리적 부담과 스트레스로 흔히 ‘대인기피증’이라 부르는 증상을 경험하는 경우가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내성적인 성격 때문일 것이라 여기고 이런 상태를 방치하면 증상이 더 악화될 위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인기피증이라는 표현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쓰는 정확한 진단 명칭으로 바꾸면 ‘사회불안장애’에 해당한다. 대표적 특징으로는 타인에게서 주목을 받거나 부정적인 평가를 당하는 데 대한 두려움, 낯선 사람과 상호작용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느끼는 강한 불안 등이 꼽힌다. 관련 연구에선 남들 앞에서 창피를 당하거나 사회적 위협이 예상되는 상황을 맞닥뜨릴 때 뇌의 편도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편도체는 공포·불안 같은 감정을 처리하는 대표적인 영역이란 점에서 실제로는 큰 위험이 없는데도 지나친 감정적 반응이 드러나는 셈이다.
김은수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대인기피를 단순히 수줍은 성격 문제로만 보고 방치하면 발표나 모임을 피하기 위해 등교를 거부하거나 취업을 미루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더 나아가 교제나 결혼 등 친밀한 관계 형성까지 회피하게 되면 사회적 관계가 위축되고 장기적 고립으로 이어져 만성 우울증 등으로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불안장애를 겪는 환자는 낯선 사람과 마주치거나 식사를 하고 다수 앞에서 자신의 모습과 행동이 관찰되는 상황 등을 지나치게 걱정해 안절부절못하고 신경이 곤두선 느낌을 받는다. 사소한 일에도 잘 놀라면서 한편으론 짜증을 부리고, 이런 심리 상태가 신체적 반응으로도 나타나 근육의 긴장·떨림·통증, 몸살 기운, 피로감, 메스꺼움, 설사, 두통 같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때도 많다. 정확한 원인과 발병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체내 도파민·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유전적인 배경, 주변 환경과 자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왜곡된 인식 등이 작용해 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를 위해선 세로토닌 농도를 조절하게 돕는 선택적 세로토닌 흡수억제제 등 항우울제나 과도한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는 베타차단제를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약물치료에 내성이나 의존성이 나타날 위험이 있고, 단기간에 쉽게 치료되는 질환이 아니므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할 필요가 있다. 약물치료 외에 여러 사람과 함께 있는 사회적 상황을 겪으며 잠재적 위험을 과도하게 걱정하고 부정적으로 예측하지 않도록 인식을 개선하는 집단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사회불안장애를 겪고 있다면 자신의 상태를 잘 이해하면서 지속적인 치료와 훈련을 통해 극복이 가능하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김은수 교수는 “사람들은 의외로 남의 실수를 오래 기억하지 않으므로 혹시 내가 혼자 더 크게 걱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불안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 “처음부터 큰 모임에 뛰어들기보다 편한 사람 한명과 대화해보는 등 작은 시도부터 시작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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