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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3 (화)

    “장모님, 저만 믿으시라니까요”...리포트 내기 전 주식 사게 한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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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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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제3자에게 특정 주식을 사게 한 뒤 해당 종목을 추천하는 리포트를 냈다면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애널리스트 A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A 씨는 기업분석보고서를 공표하면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이용해 소속 증권사 대표와 자신의 장모에게 이익을 취하게 해준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이들의 계좌를 관리하는 비서와 증권사 직원에게 특정 종목을 사게 한 뒤 자료를 공표해 주가가 오르면 팔게 하는 수법으로 2017년 2월∼2019년 9월 대표에게 1억 3960만 원, 2018년 1월∼2020년 4월 장모에게 1390만 원의 이익을 가져다준 것으로 조사됐다.

    원심은 사기적 부정 거래로 인한 구 자본시장법 위반에 관해선 무죄를 선고했으나, 기업분석 보고서 관련 직무 정보 이용으로 인한 구 자본시장법 위반은 유죄로 인정하며 이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은 애널리스트가 분석자료를 발행할 때 제3자에게 증권을 추천한 사실 및 제3자가 보유한 사실을 고지할 의무는 없다고 봤다. 본인, 배우자와 달리 제3자에 관해선 법령상 의무조항이 없다는 것이다. 또 부정거래를 제한 없이 해석할 경우 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될 위험이 있으며, A 씨가 대표나 장모와 수익배분약정 등의 재산적 이해관계도 없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은 “어떠한 행위를 부정하다고 할지는 자본시장의 공정성, 신뢰성, 효율성을 해칠 위험이 있는지를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3자가 보유한 증권이라도 추천할 때 투자자에게 잘못된 판단을 유도하는 등 공정한 경쟁을 해칠 우려가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A 씨의 공표 행위로 금융상품 거래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훼손됐다고 봤다. 투자자들이 자료에 적힌 ‘제3자에게 사전에 제공한 사실이 없다’, ‘작성한 애널리스트는 해당 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등의 문구를 신뢰해 판단을 내렸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러한 기대에 반했다는 것이다.

    또 A 씨가 매매 주식 수량·금액 등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며 사실상 투자 주체로 나섰으며, 추천 주식을 사전에 알린 행위는 실질적으로 자료를 사전 제공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불공정거래 행위가 인정되기 위해 반드시 그 행위로 얻은 이익, 회피한 손실이 존재할 필요는 없다”며 “이 씨가 취득한 재산상 이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부정한 수단·계획·기교 사용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A 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진국 전 하나증권 대표에게는 1·2심에 이어 무죄가 확정됐다. 이 전 대표는 A 씨에게 선행매매 행위를 지시하거나 부탁했다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았으나, 1심은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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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호 AX콘텐츠랩 기자 su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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