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관급공사 아냐" 선 그은 가운데 주민 불안 고조…노동청·경찰 원인조사
2022년 시작된 공사 공정률 47% 그쳐…"차량정체·보행불편"
대구 도심 공사 현장서 넘어진 건설장비 |
(대구=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대구 만촌네거리 지하통로 공사가 두 차례 공사 기간 연장 끝에 대형 중장비 전도 사고로 이어지면서 장기간 진행된 공사장 안전 관리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대구도시철도 2호선 만촌역 지하 연결통로 및 출입구 설치 공사는 공사 기간을 두 차례 연장했다.
당초 지하 연결통로와 출입구는 시공사인 ㈜태왕이앤씨가 2024년 7월 31일이었던 일대 아파트 준공일에 맞춰 기부채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형 암반층 등 돌발 변수로 공사에 차질을 빚자 기한은 2025년 7월 31일로 한 차례 연장됐으며, 이 역시 지켜지지 못해 2차 연장 기한이 오는 2027년 11월 30일로 미뤄졌다. 공사는 2022년 4월 착공했다.
문제는 최근 공정률이 47%에 그치고 있고 그나마도 인근 아파트 공사 지연 등과 맞물려 전체 사업 일정은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다.
공사 기간을 늘리며 ㈜태왕이앤씨 측은 대구시에 "암반을 발파가 아닌 인력 굴착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기술적으로 사람이 직접 암반을 굴착하다 보니 예상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가 장기화하면서 인근 주민의 불편과 불안은 점차 커지고 있다.
왕복 10차선 달구벌대로와 왕복 6∼8차선 도로인 청호로·무열로를 끼고 있는 만촌네거리는 공사 이전부터 평소 교통량이 많은 교차로다.
이번에 사고가 난 지점은 청호로(왕복 8차선)로 이곳에 공사장 펜스와 대형 중장비가 들어서자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불편을 호소해 왔다.
4년째 이어진 공사로 일부 차로가 통제되고 도로에 공사 자재가 적치되면서 차량 정체와 교통 사고, 보행 불편 등 민원이 이어졌다.
인근 주민 A씨는 "차선이 갑자기 좁아지고 대형 장비가 수시로 오가 늘 불안했다"며 "언젠가 큰 사고가 날 것 같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고 말했다.
대구 만촌네거리 건설장비 전도 사고 |
실제 사고는 출근 시간대인 이날 오전 9시께 발생해 자칫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했다.
이번에는 작업 중이던 천공기가 전도되며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천공기는 암석이나 구조물에 구멍을 뚫는 장비로, 고정이 충분하지 않거나 지반이 약할 경우 전도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는 동안 대구시와 고용노동청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대구시는 공사 기간이 두 차례 연장되는 과정에서 시공사의 일정 변경을 수용해왔다.
일각에서는 특혜 의혹도 제기되지만, 대구시는 해당 사업이 아파트 건설사가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추진된 만큼 시가 직접 개입할 구조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관급공사가 아니기 때문에 시가 직접 공사에 관여하는 사안은 아니다"라며 "현행법상 공사 지연에 대해 별도의 페널티를 부과할 수 있는 규정도 없고, 안전관리 감독 책임 역시 고용노동청 소관"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은 이날 근로감독관을 현장에 보내 사고 원인 조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전반에 대한 감독에 착수했다.
황종철 대구지방고용노동청장은 "사고의 근본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시공사인 ㈜태왕이앤씨가 대구·경북지역에서 시공 중인 모든 건설 현장을 대상으로 불시 감독을 실시하고,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이 확인될 경우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경찰도 블랙박스와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 관계자 및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안전 수칙 준수 여부와 업무상 과실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대구 도심 공사 현장서 넘어진 건설장비 |
sunhy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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