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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6 (금)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클로드’ 써서 이란 공습한 미국, 커지는 ‘AI 전쟁’ 우려···산업 지형도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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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하는 속도보다 빠른 군사작전 결정” 우려

    ‘반트럼프’ 앤트로픽 이용자 늘고 챗GPT 줄어

    미국의 이란 공격을 계기로 인공지능(AI)이 전장에서 핵심 비대칭 전력이자 인프라로 자리잡은 사실이 분명해지면서 AI의 군사적 활용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AI에 기반한 군사 기술은 드론전이 중심이 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물론, 미국의 지난 1월 베네수엘라 공습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미군의 위성사진 분석, 사이버 위협 대응, 미사일 방어체계 운영 등에도 AI가 널리 활용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AI 전쟁’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활용 범위와 강도가 한층 고도화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앤트로픽의 생성형 AI 모델 ‘클로드’를 정보 평가, 표적 추적, 전장 시나리오 시뮬레이션에 활용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1일 보도했다. AI가 표적 탐지는 물론 타격 시뮬레이션까지 수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휘관이 작전을 승인하는 등 군대 내 의사 결정에 ‘내재화’된 것이다. 미국이 이란 공습 시작 단 12시간 만에 이란 내 표적물을 90차례 정밀 타격하는 등 ‘속도전’을 펼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앤트로픽은 클로드를 ‘모든 합법적 용도’로 활용하겠다는 미 국방부의 요구에 ‘미국 내 대중 감시나 자율 살상무기 제외’ 등 윤리적 통제를 내세웠다는 이유로 지난달 말 미국 기업 중 처음으로 ‘공급망 위험’으로 지정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정부·기관의 클로드 사용을 금지했다. 하지만 클로드는 이미 미 방산기업 팔란티어의 플랫폼을 통해 미군 기밀네트워크와 연결된 상태여서 클로드를 대체하는 데 최소 3개월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AI로 인해 작전 계획과 의사 결정에 걸리는 시간이 급격하게 단축되면서 윤리적 논란도 본격 대두하고 있다. 크레이그 존스 뉴캐슬대학 강사는 가디언에 “AI 무기는 어떤 면에선 사고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무엇을 공격할지에 대해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AI의 핵무기 사용에 대한 금기가 낮다는 연구 결과도 우려를 자아낸다. 최근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 연구팀이 AI 모델 3종(GPT-5.2, 클로드 소넷4, 제미나이3 플래시)을 대상으로 가상의 지정학적 분쟁에 관한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 AI는 95%의 상황에서 핵무기 사용을 최종 선택했다. AI가 협상이나 제재, 제한적 군사행동 등 다른 수단보다 핵 옵션에 경도될 가능성이 드러난 것이다.

    경향신문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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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중 AI 경쟁이 더욱 고조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국의 최첨단 AI 모델이 실제 전장에서 위력을 발휘함에 따라 중국의 AI 등 첨단기술 자립 시도를 더욱 자극할 것이란 관측이다. 중국 사이버 보안 전문 웨브레이의 윌리엄 웨이 부사장은 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AI의 군사화는 전체 산업의 경각심을 일깨운다. (중국이) 기술 자립을 서둘러야 할 긴급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더내셔널인터레스트는 이에 대응해 “미국이 첨단 컴퓨팅, 반도체, AI 통합 분야에서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국방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AI 업계 ‘후발주자’ 앤트로픽이 상승세를 타는 등 AI 산업의 판도도 바뀌고 있다. ‘AI 안전’을 강조하는 클로드의 사용자가 급증한 반면, 국방부와 AI ‘전면적 활용’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오픈AI의 위상은 하락하고 있다. 클로드는 지난달 28일부터 미국 앱스토어 무료 앱 순위에서 오픈AI의 챗GPT를 제치고 1위를 지키고 있다. 구글과 오픈AI 직원 약 900명은 ‘우리는 분열되지 않는다’는 제목의 온라인 공개서한을 통해 자사 경영진에 미 국방부가 AI를 대중 감시나 자율 살상무기에 활용하는 것을 거부하도록 촉구하는 서명 운동도 벌이고 있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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