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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르시안]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의정협의체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가 정례적 협의 구조를 다시 마련하기로 하면서, 과거 의정협의체 운영 경험과 성과, 한계가 재조명되고 있다.
의료계 일각에선 과거 의정협의체의 지속적 논의에도 불구하고 주요 의료 정책이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지 않은 점 등을 지적하며, 앞으로 구성될 협의체에 대한 우려를 보이고 있다. 반면, 김택우 의협 집행부는 협의체의 지속 가능성과 정책 결정 전 의료계와의 선제적 논의 구조 마련이 중요하다며, 논의가 성과로 이질 수 있는 의협 주도의 협의체를 운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의협의 협의체 구성 제안에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의료계와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복지부는 의정협의체를 포함해 의료계와 정례적으로 정책을 논의할 수 있는 구조를 수용할 준비가 돼 있으며, 지역의료 강화, 필수의료 정책, 의료인력 정책 등 주요 보건의료 현안을 협의체에서 다룰 수 있다고 전했다.
의협은 의료 현안을 정부와 의료계가 정기적으로 만나 직접 협의할 필요성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입장이다. 형식적 대화 창구가 아닌 의료 시스템의 문제를 함께 설계하고 해결해 나가는 책임 있는 협의 구조가 돼야 한다는 것이 의협 측의 주장이다. 이를 위해 의협은 논의가 정책과 제도로 구현되는 과정을 끝까지 확인하고, 의료현장의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주도적으로 임하겠다는 계획이다.
의료계 일각에선 과거 의정협의체의 실질적 성과가 부족했다는 점을 근거로 앞으로 구성될 협의체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사진 왼쪽부터 조규홍 전 복지부 장관, 이필수 전 의협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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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의협 제41대 이필수 집행부도 복지부와 '의료현안협의체'라는 이름으로 정례적 논의체를 운용한 바 있다. 의협과 복지부는 보건의료 정책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2023년 1월 '의료현안협의체'를 출범시켜 2024년 1월까지 총 26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협의체에서는 필수의료 정책, 의사 인력 확충,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의료사고 부담 완화, 의료전달체계 개편, 비대면진료 제도 등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이 가운데 비대면진료 제도 운영 원칙에 대해서는 대면진료 원칙 유지 재진 환자 중심 운영 의원급 중심 시행 비대면진료 전담 의료기관 금지 등의 방향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됐다.
필수의료 정책과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의료사고 부담 완화 등도 협의체에서 논의됐다. 의사 인력 확충 문제 역시 협의체 주요 의제였다. 그러나 협의체는 의대 정원 확대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이 커지면서 난항을 겪었다. 이후 정부가 2024년 2월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계획을 발표하면서 협의 구조는 사실상 중단됐다.
당시 의정협의체의 실질적 정책 영향력에 대해서는 의료계 내부에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A 시도의사회 관계자는 "의정협의체가 다양한 아젠다를 논의했음에도 정책 결정 단계에서 의료계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협의체가 논의 창구로서는 기능했지만, 정책 결정에 대한 법적 구속력이나 제도적 영향력은 제한적이었기 때문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협의체 논의 아젠다가 국회 입법 논의, 정부 정책 추진, 각종 위원회 활동과 겹치면서 정책 조율 기능이 분산된 측면도 있었다"며 "결국 말 그대로 협의에 집중했을 뿐, 의료 정책 전반을 통합적으로 조정하는 구조로는 자리 잡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 역시 "당시 의정협의체가 정부와의 공식 소통 창구로 운영되며 일부 정책 논의를 이어갔지만 중대한 의료 정책에서 방향을 변화시키는 수준의 영향력을 확보하지는 못했다"며 "결과적으로 한 인물에 의해 강행됐던 것이긴 하지만 정부는 협의체 이후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추진했고 의료계와의 갈등이 심화됐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의정협의체가 구성된다고 해도 의료계 특유의 부족한 정책적 영향력을 어떻게 극복할 지가 의문"이라며 "현 정부의 정책적 드라이브는 상당히 강력하다. 정부와의 논의 만으로 정부의 정책 흐름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협의체에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은 "의정협의체가 구성된다면,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목소리가 담을 수 있어야 한다"며 "적어도 전공의 및 의대생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정책 및 제도 논의에서는 그들에게 실질적인 협상 권한을 이양·위임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의협 집행부는 의정협의체의 쟁점을 '사전 논의 구조 정착'에 두고 있다.
의협 김성근 대변인은 라포르시안과의 통화에서 "과거 집행부에서도 의정협의체가 가동되면서 상당히 많은 아젠다들이 논의됐고, 실질적인 진전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대 정원 문제로 상황이 틀어지지 않았으면 꽤 많은 것들이 현실화됐을 것이다. 당시 논의됐던 아젠다들 가운데 상당수가 의료개혁특위나 의료혁신위원회 과제, 앞으로 논의될 정책 과제의 기반이 된 것들이 있다"고 말했다.
김성근 대변인은 "현실적으로 무엇을 가져올 수 있느냐를 따지기 전에 이 논의체가 계속 자리 잡을 수 있어야 한다"며 "정책을 결정하기 전에 우리와 먼저 선제적인 논의를 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협의체 구성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 사람이 참여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의협에서 상근 부회장 정도가 참여한다면 정부 측에서도 실장이나 차관급 정도가 위원장을 맡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현안협의체 논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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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논의 구조의 지속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김성근 대변인은 "아젠다가 있을 때만 만나는 구조가 아니라, 아젠다를 발굴하고 아이디어를 만드는 과정부터 논의가 돼야 한다"며 "분기별 한 번 회의는 의미가 없고 최소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열릴 수 있어야 한다. 무엇을 논의하느냐보다 이런 구성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공의와 의대생의 협의체 참여 여부에 대해선 사안별로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협의체에 어떤 아젠다가 올라오느냐에 따라 구성이 달라질 수 있다"며 "다만, 교육이나 수련과 관련된 사안은 수련 협의체와 의학교육 협의체에서 논의해야 한다. 하나의 의제를 가지고 여러 자리에서 중복 논의하는 것은 소모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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