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향한 방향에 수척의 유조선이 포착됐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발포하겠다고 경고하면서 인근을 지나는 선박에 보험료가 12배나 폭등했다.[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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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은 모두 타격하겠다고 경고하면서, 이 인근을 항해하는 선박의 보험 비용이 12배나 폭등했다. 선주들이 예상보다 수백만달러의 비용을 추가 지출하게 되면서, 물류 대란이 현실로 다가올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는 선박의 보험 비용이 전쟁 발발 전에는 선박 가치의 0.25% 수준이었다가 전쟁 이후 3%까지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보험 중개 및 위험관리 전문기업 마쉬에 따르면 이날을 기준으로 고위험 지역을 항해하는 선박의 보험 가격은 선박 가치의 1~1.5% 범위다. 이 중 미국이나 영국, 이스라엘과 관련된 선박에는 이 비율의 최대 3배에 달하는 가격이 보험료로 책정된다.
지난달 27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이후 주말 사이에 일부 보험사들은 고객들에게 전쟁 위험 보험을 취소하겠다고 통보하기도 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및 발포 위협이 나오면서 보험 제공을 거부하는 보험사들이 늘고 있다.
보험사들이 시장을 떠나면서 남아있는 보험사들이 요구하는 보험료는 더 급등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가 걸프만을 통과하는 선박에 매우 합리적인 가격에 보험과 보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미국 해군이 가능한 한 빨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호위를 시작할 것”이라 덧붙이기도 했다.
시장은 미국의 안전보장 방안에 깊은 불신을 보내고 있다. 전문 보험중개 업체 맥길의 데이비드 스미스는 “걸프만을 통과하는 ‘모든’ 무역을 보증하겠다는 약속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들은 그 지원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적용될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유럽 유조선에 실린 중국산 석유 화물에도 보증이 적용되겠나.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해양 전문가들은 보험 여부보다 운임과 공격 위험이 해당 지역에서 활동하는 선주들의 주요 우려 사항이라 지적했다. 지난 주말 이후 호르무즈 해협과 인근 해역에서는 최소 7척의 유조선의 이란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선박들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로부터 수로에서 나가라는 무전 메시지를 받았다고 보고했다.
DFC의 주 업무가 보험이 아닌데, 폭격 위협에 처한 선박들에 DFC의 보증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DFC는 빈곤국에 대한 민간 투자를 촉진하는 것이 주 역할이다. 해운 투자자이자 콘탱고 리서치 설립자인 에드 핀리-리처드슨(Ed Finley-Richardson)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대해 “유가 상승세를 꺾기 위한 방법이었을 수 있지만 표면적으로 그런 발표가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는 이미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고 꼬집었다.
해양 안보 전문가들은 미 해군 호위가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을 보호한다는 제안도 비현실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해양 안보 고문은 “선박을 보호하겠다며 군함을 투입하면 이란의 모든 미사일이 그곳으로 발사될 것”이라며 오히려 이란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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