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내려다본 서울의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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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가 은행에서 받은 대출 잔액 103조원 가운데 대부분은 원리금 분할 상환 대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다주택자 대출 만기 연장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실제 적용을 받는 대상은 많지 않을뿐더러 자칫 임대 사업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다주택자 은행 대출 잔액은 102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주택자가 시중은행·인터넷은행 등 17곳에서 받은 주택담보대출·전세대출·이주비대출을 모두 합친 수치다. 이때 다주택자는 대출을 받을 때 2주택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거나, 주택을 한 채 보유한 상태에서 주택 구입 목적으로 새로 대출을 받은 사람을 뜻한다.
다주택자 대출 가운데 93%에 해당하는 95조7000억원이 원리금 분할 상환 방식이었다. 만기까지 대출 원금과 이자를 나눠 갚는 식이라, 만기를 연장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는 구조다. 만기를 연장할 수 있는 일시 상환 방식은 7%(7조2000억원)에 그쳤다. 정부에서 규제하려는 다주택자 만기 연장 규모 자체가 크지 않은 셈이다.
특히 전세대출과 이주비대출까지 섞여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책 대상이 되는 순수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규모는 수백억원 수준에 그칠 것이란 게 금융권 관측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과 경기 등 주요 주택 시장 지역에 대출이 집중됐다. 서울(20조원)과 경기(31조9000억원)를 합한 대출 잔액은 51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절반가량(50.4%)을 차지했다. 서울만 보면 대출 잔액은 2024년 말 16조5000억원에서 21% 증가했다. 서울 강동구가 1조9000억원으로 다주택자 대출액이 가장 많았고 강남구(1조7000억원), 서초구·성동구(1조3000억원), 양천구(1조2000억원) 등 주요 주거 지역이 뒤를 이었다.
담보 유형별로는 아파트 담보대출 잔액이 91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89.3%였고, 비아파트 담보대출은 11조원(10.7%) 수준이었다. 다주택자의 비아파트 담보대출은 빌라나 오피스텔을 매입해 임대하는 경우가 포함돼 있다는 게 금융권 설명이다.
강민국 의원은 “이재명 정부의 다주택자 금융 규제 주력 수단이 대출 연장 차단이지만, 93%는 대출 연장이 적용되지 않는 원리금 분할 상환 방식”이라며 “비아파트 임대 사업 목적의 대출도 있는 만큼, 자칫 무주택자의 전월세 시장을 어렵게 할 수도 있어 규제 속도감과 정책적 효용성을 고려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강우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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