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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5 (목)

    이란 공습 놓고 영국·스페인 저격한 트럼프…독일 총리 침묵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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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정상회담서 산체스·스타머 저격…메르츠 "전략적 침묵" 해명
    메르츠, 트럼프에게 240년 전 미·프러시아 무역협정 사본 선물도


    파이낸셜뉴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통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챗GPT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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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낸셜뉴스] 이란 공습을 두고 영국·스페인을 노골적으로 공격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유럽 맏형' 독일 총리가 눈앞에서 지켜만 보는 듯한 장면이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이 4일(현지시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백악관에서 열린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상당 시간을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를 저격하는 데 할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은 끔찍하다"면서 스페인이 미국의 이란 공격과 관련해 스페인 군기지 사용을 불허한 것과 스페인이 국내총생산(GDP)의 5%로 국방비를 증액하기로 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약속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스페인과 모든 무역 관계를 끊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 같은 스페인 때리기에는 산체스 총리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폭격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장 먼저 드러낸 유럽 지도자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도 만족스럽지 않다"며 "우리가 상대하는 것은 윈스턴 처칠이 아니다"라고 말해 스타머 영국 총리를 겨눴다. 스타머 총리는 미군의 이란 공습에 인도양의 차고스제도에 있는 디에고 가르시아 영국 공군기지 이용을 애초에 불허했다. 이후 입장을 바꿨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운털이 박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연합군을 이끌던 처칠 전 총리와 스타머 총리를 대조함으로써 불만을 드러낸 셈이다.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회담 중 악수하고 있다.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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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주요 우방국을 면전에서 신랄하게 비판하는데도 유럽 내 가장 강력한 국가의 지도자인 메르츠 총리가 그저 공손히 앉아 별다른 반박 없이 지켜만 보는 장면에 적지 않은 독일인이 굴욕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취임 이래 사사건건 유럽을 몰아붙이는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메르츠 총리가 보인 무력한 모습에 영국과 스페인뿐 아니라 유럽 각국에도 씁쓸한 반응이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메르츠 총리는 이런 침묵이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하는 전략의 일환'이었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성격을 감안해 카메라 앞에서는 절대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박하지 않는 대신, 비공개 회담에서 독일의 입장을 설득하기 위한 계산된 전략이었다는 것이다.

    메르츠 총리는 방미 전에도 "미국의 이란 공격이 이라크 전쟁과 같은 수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지금은 동맹을 훈계할 때가 아니다"라며 미국의 목표를 지지한다고 밝혀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고 한 바 있다. 이후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 선물 공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dpa통신은 "그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1785년 미국과 독일의 전신인 프로이센이 체결한 우호·통상 조약의 복제품을 선물로 증정하면서 이 조약이 미국이 제3국과 체결한 최초의 국제무역 협정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메르츠 총리와의 회동에서 그를 '친구'라고 부르며 '정말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고 추켜세운 걸로 볼 때 메르츠 총리는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호감을 얻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논평했다. 메르츠 총리는 지난해 6월 트럼프 대통령과 첫 회동에서도 독일 남서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 조부의 출생증명서를 금장 액자에 담아 건네면서 그에게 조상의 고향을 방문해달라고 초청한 바 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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