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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5 (목)

    [기자의 창] 백성은 귀하고 군주는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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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찬우 기자(jncom15@gmail.com)]
    지방정치는 시민의 삶과 가장 가까운 권력이다. 그래서 더 투명해야 하고, 더 겸손해야 한다.

    최근 충남 천안과 아산 정치상황을 돌아보면 이 기본원칙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아산에서는 민선 이후 세 명의 시장이 사법처리로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가장 최근에는 박경귀 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500만 원이 확정되며 시장직을 상실했다.

    선거 과정의 허위사실 공표가 원인이었다. 재임 기간 내내 인사와 정책 추진을 둘러싼 잡음이 이어졌던 점을 떠올리면 지역사회가 느끼는 허탈감도 작지 않다.

    천안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구본영 전 시장은 선거 과정에서 사업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임기를 채우지 못했고, 박상돈 시장도 공무원을 동원한 선거운동 혐의로 재판을 거쳐 당선무효가 확정되며 시장직을 내려놓았다.

    지방권력의 또 다른 축인 시의회 역시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천안시의회는 임기 내내 갈등과 파행을 반복했고, 결국 김행금 의장이 불신임안 통과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최근 천안시공무원노조가 일부 의원들의 부당한 자료 요구와 갑질 사례를 공개하자 의원들이 반발하기도 했지만, 시민들이 느끼는 정치불신은 이미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태다.

    이쯤 되면 질문 하나가 남는다. 이들이 생각하는 ‘권력’의 의미는 무엇인가.

    몽테스키외는 '법의 정신'에서 “권력은 제어되지 않으면 반드시 남용된다”고 했다. 링컨은 정부를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맹자는 “백성이 가장 귀하고 군주는 가볍다”고 말했다.

    시대와 나라가 달라도 권력의 본질은 같다. 권력은 시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 정치에서는 종종 그 순서가 뒤바뀐다.

    선거철이 되면 정치인들은 시민의 공복, 시민의 머슴, 시민의 일꾼을 자처한다. 그러나 권력을 쥔 순간 그 말은 쉽게 잊힌다. 시민은 뒤로 밀리고 권력은 개인의 체면과 정치적 계산을 위한 도구로 변질된다.

    권력은 시민을 위해 쓰일 때는 무겁다.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을 위해 쓰이는 권력은 놀라울 만큼 가볍고, 초라하고, 때로는 추하다.

    오는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온다. 누군가 ‘선거는 최선을 뽑는 것이 아니라 최악을 막기 위한 선택’이라고 했다.

    최선이 아니라면, 차선을…, 차선마저 아니라면 차악이라도 선택해야 한다는 의미다. 투표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다. 권력의 주인이 누구인지 다시 확인하는 행위다.

    이번만큼은 후보들을 조금 더 꼼꼼히 살펴보자. 다음 몇 년 동안, 또 같은 한숨을 쉴 수는 없지 않나.

    프레시안


    [장찬우 기자(jncom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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