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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5 (목)

    저마진 늪에 빠진 유통업계...'황금알' RMN 사업으로 돌파구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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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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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주요 온오프라인 유통 플랫폼들이 자사 채널을 맞춤형 광고판으로 활용하는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RMN)'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방대한 고객 실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타겟팅 광고가 새로운 고수익 창출구로 떠오르면서, 출혈 경쟁에 시달리던 유통업계의 핵심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는 추세입니다.

    판매처에서 광고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유통가

    RMN은 유통업체가 자사의 온라인 쇼핑몰과 오프라인 매장을 거대한 광고 플랫폼으로 활용해 브랜드나 제조사에게 맞춤형 광고 공간을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2021년 미국의 아마존이 본격적으로 이 개념을 소개한 이후, 현재 전 세계 유통업계의 가장 뜨거운 신규 수익원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RMN은 적용 영역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이커머스 플랫폼 내 검색 결과나 상품 추천 영역에 노출되는 온사이트 광고, 유통사의 구매 데이터를 활용해 외부 소셜 미디어 등에 타겟팅하는 오프사이트 광고, 오프라인 매장의 디지털 사이니지 등을 활용하는 인스토어 광고가 대표적입니다.

    가령 당근마켓에서 중고 제품을 보다보면 피드에 새상품이 올라와 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텐데요. 가끔 이용자들은 새상품인지 모르고 클릭하는 경우도 있죠. 이런 것들이 우리가 쉽게 만나볼 수 있는 RMN 모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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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근마켓에서 코트를 검색하면 다음에 접속했을 때 코트 관련 광고가 뜬다/사진=당근마켓 어플리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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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리테일 미디어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연구 기관 코어사이트 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리테일 미디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5.4% 성장한 1795억달러, 한화로 약 26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시장 역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의 분석에 따라 향후 5년 내에 5배 이상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업계에서는 상품 구매라는 뚜렷한 목적을 가진 소비자들이 모여 있는 만큼, 광고 노출 시 즉각적인 매출 전환으로 직결될 확률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방대한 데이터의 힘...RMN 시장 성장의 원동력

    RMN이 마케팅 시장에서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유통사가 직접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에 있습니다. 유통사는 고객의 검색 이력, 장바구니 담기, 최종 결제 등 정확한 구매 데이터를 독점하고 있어 개별 소비자의 취향과 소비 패턴을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 주요 유통 기업들은 RMN 비즈니스를 구체화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SSG닷컴은 지난 2023년 기준 RMN 관련 매출액이 전년 대비 20~30%가량 증가한 6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입점 판매자들에게 세밀한 광고 성과 분석을 제공하는 셀러리포트 서비스를 3.0 버전으로 고도화하여 광고 집행의 효율성을 입증한 결과입니다.

    오프라인 인프라를 연계한 옴니채널 사례도 눈에 띕니다. 이마트는 매장을 재단장하며 점포 내 디지털 사이니지를 적극적으로 설치해, 전체 매장의 94%에 달하는 122개 점포를 오프라인 광고 매체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롯데 유통군 역시 롯데온을 중심으로 백화점, 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의 데이터를 하나로 묶어 RMN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통합 광고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서두르는 중입니다.

    저마진 구조 극복할 핵심 고수익 창출구

    현재 국내 유통업계는 치열한 최저가 경쟁과 막대한 물류 인프라 투자 등으로 인해 매출에 비해 영업이익이 매우 낮은 구조입니다. 단순히 상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마진만으로는 늘어나는 인건비와 물류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RMN은 유통사들에게 수익성을 적극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중요한 돌파구가 되고 있습니다.

    RMN 사업은 기존에 이미 구축해 둔 이커머스 플랫폼 인프라와 매일 발생하는 쇼핑 트래픽을 그대로 활용하므로 대규모 추가 투자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초기 시스템 고도화 이후에는 유입되는 광고비의 상당 부분이 곧바로 영업이익으로 잡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커머스 사업에 비해 이익률이 월등히 높습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국내 유통사들 역시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처럼 커머스 본업 외에 RMN 광고 수익에서 상당한 영업이익을 창출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향후 유통 플랫폼의 경쟁력은 자사 플랫폼의 트래픽과 데이터를 얼마나 정교하고 효율적인 타겟팅 광고 상품으로 가공해 내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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