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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저가 수입품 공세에 맞서 역내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메이드 인 유럽' 전략을 담은 새 규정을 공개했다.
4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는 자동차,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등 전략 산업과 풍력터빈 등 친환경 산업에서 공공 조달, 보조금 지급 시 '역내 제조' 요건을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산업 가속화 법안(IAA)을 발표했다. IAA에 따라 향후 기업이 EU의 공공 자금을 지원 받으려면 EU산 부품의 최소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대규모 외국 투자에는 EU 근로자를 일정 비율 이상 고용하는 등의 조건이 부과된다. 가령 전기차 제조업체가 당국의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차량 부품의 최소 70%를 EU에서 생산해야 한다.
EU 집행위는 EU 전체 제조업의 약 15%에 적용되는 이 같은 전략을 통해 제조업이 역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현행 14%에서 2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향후 10년 내 자동차 산업에서 예상되는 60만개의 일자리 감소를 막고 다른 산업 부문에서 15만개의 일자리를 유지하거나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EU는 역내 공공조달 시장 규모가 전체 경제의 약 14%에 달하는 만큼 대규모 재정을 역내 제조업에 투입함으로써 침체된 산업을 지원하고 신성장 산업으로의 전환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IAA는 논의 과정에서 회원국 내 찬반이 엇갈리면서 진통을 겪었다. 독일 등 비판하는 쪽에서는 이 법안이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해 교역 상대국의 보복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반면, 프랑스 등은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경쟁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무역 장벽을 높이는 것을 지적하면서 EU가 역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비슷한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맞섰다.
IAA를 둘러싼 내부 이견이 가장 컸던 부분은 '메이드 인 유럽'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 것인지였다. 프랑스는 유럽 원산지 조건을 EU 27개 회원국과 단일시장 회원국인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독일 등 북유럽 국가는 영국 등 EU 이외의 국가라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인정되면 해당 국가 제품을 EU산과 동등하게 간주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논쟁 끝에 결국 EU 집행부는 EU와 FTA를 체결했거나,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GPA) 가입국 가운데 EU 기업에 시장 접근을 보장하는 국가는 상호주의 원칙을 기반으로 EU산과 동등하게 간주하기로 했다.
한국무역협회는 공개된 IAA 관련해 "EU 원산지 조건에 FTA 체결국이 포함된 점은 일단 다행스럽다"면서도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EU 조립 조건이 들어간 것은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여종욱 무역협회 유럽중동아프리카 본부장은 "한국은 생산지와 상관없이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EU가 역내 생산을 조건으로 하는 부분은 상호주의에 위배된다"며 "향후 EU 입법 과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AA는 EU 회원국과 유럽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정식 발효되며, 이 과정에서 일부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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