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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6 (금)

    주한 이란 대사 "전쟁 길어질 수 있어…이란은 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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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 대사 5일 기자회견

    "美·이스라엘 침략 멈출 때까지 계속 대응할 것"

    "트럼프, 핵협상을 부동산 계약으로 여기는 듯"

    "한국, 분쟁 방지에 더 적극적 역할 해달라"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과 관련해 이란 측은 “이란의 대응은 보복이 아닌 정당방위”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략이 완전히 중단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쟁 장기화 가능성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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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 대사가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주한 이란 대사관에서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과 관련한 이란 정부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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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 대사는 5일 서울 용산구 주한 이란 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은 유엔 헌장 제51조에 따라 보장된 자위권을 행사하는 데 어떠한 주저함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쟁의 법적·도덕적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에 있다고도 했다. 그는 “침략세력들은 국제법과 국제규범, 기본적인 도덕적 원칙마저 무시한 채 위험한 군사적 모험을 시작했다”며 “숨지 않고 당당히 침략자들에게 맞서겠다”고 경고했다.

    전황 전망과 관련해서는 장기전을 예고했다. 그는 “미군이 아랍 국가들의 군사기지를 이용해 이란을 공격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전쟁이 길어질 수 있다”며 “이란은 이에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미국이 지상군을 투입할 경우 대규모 인명피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협상 중 기습…트럼프, 핵협상을 부동산 계약으로 알아”

    쿠제치 대사는 핵협상이 진행되던 중 공격이 이뤄졌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불과 며칠 전까지 이란과 미국은 두 차례 핵 협상을 진행했고, 오스트리아 빈에서 세 번째 기술 회의를 열기로 합의하고 있었다”며 “그런데도 미국과 이스라엘이 군사 공격을 강행해 협상의 길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측 협상 대표인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를 겨냥해서는 “트럼프는 핵 협상을 부동산 계약으로 여기는 것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한 번도 읽어보지 않았다고 확신한다”고 꼬집었다. JCPOA는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체결된 이란 핵합의로, 트럼프 대통령이 2019년 탈퇴를 선언하면서 사실상 무력화됐다.

    이란의 핵 입장에 대해서는 “기술적 신뢰 구축 조치를 위한 협력에는 열려 있다”면서도 “우라늄 농축을 포함한 합법적 권리를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협상 재개 조건으로는 “이란에 대한 침략이 먼저 중단돼야 한다”며 “현재로선 어떤 협상 테이블에도 앉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국, 분쟁 방지에 더 적극적 역할 해달라”

    쿠제치 대사는 한국 정부에도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 그는 “이란 상황은 세계적 위기”라며 “대한민국은 경제·비즈니스 선진국으로서 분쟁 방지에 더 큰 역할을 하고 한국의 입장을 표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국 외교부가 앞서 발표한 대변인 성명에 대해서는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주한미군 전력의 중동 재배치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에 부족한 것이 있으면 한국의 무기나 미군을 이란에 배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민간인 피해에 대한 규탄도 이어졌다. 쿠제치 대사는 지난달 28일 미나브 소재 여자 초등학교 공격으로 175명의 학생이 숨진 사건을 “명백한 전쟁 범죄”로 규정했다. 학교·병원 등 민간 시설 공격은 국제 인도법의 기본 원칙을 위반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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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이란대사관 벽에 이란 상황을 알리는 현지 사진들이 게시돼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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