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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6 (금)

    '사법 3법' 시행 임박 침통한 사법부…후속논의 필요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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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왜곡죄·재판소원제 공포 즉시 시행…대법관 증원은 2년 유예

    판사들은 무기력감…"앞뒤 없이 통과된 법 뒷처리는 사법부 몫?"

    사법부 차원 입법 보완책 주목…내주 법원장회의서 논의 가능성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 출근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3.5 mon@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이 5일 국무회의 마지막 문턱을 넘으면서 공포 절차만 남겨 두게 됐다.

    하지만 당장 시행을 앞둔 일부 제도를 두고는 실무상 혼란이 예상돼 후속 논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사법 3법'으로 불리는 형법(법왜곡죄)·법원조직법(대법관 증원)·헌법재판소법(재판소원) 개정안 공포안을 심의·의결했다.

    사법부의 강한 우려에도 충분한 공론화 과정 없이 입법이 이뤄졌다며 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법조계와 시민사회계 일각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예상대로 모두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 가운데 법왜곡죄와 재판소원은 법안 공포 즉시, 대법관 증원은 공포 후 2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 개회선언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동 상황 대응책 논의를 위한 국무회의 개회선언을 하고 있다. 2026.3.5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superdoo82@yna.co.kr



    사법부 내부에선 당장 일선 형사 법관들에게 적용되는 법왜곡죄에 대한 우려가 크다.

    법왜곡죄는 형사사건의 재판에 관여하는 법관, 검사 또는 범죄수사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는 자가 타인에게 위법 또는 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법을 왜곡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여권에선 특히 법관이 임의로 법리를 왜곡해 판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법적으로는 구성요건(형벌 부과 근거가 되는 행위 유형)이 불명확해 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될 수 있고 결국 법관의 직무수행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기존 선례에 따르는 안전한 선택만 해 새로운 시대상을 반영한 전향적 판결을 내놓기 어려워질 거란 관측도 있다.

    민주당은 본회의 상정 직전 법관 중 형사재판 법관만을 적용 대상으로 축소했으나 판사들 사이에선 "지금도 기피하는데 누가 형사재판을 하려고 하겠느냐"(수도권 법원 부장판사)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고법판사는 "법왜곡이 없도록 해야 하겠지만 앞으로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기준을 잘 잡아나가야 할 것 같다"며 "특히 수사에 착수하더라도 (명백히 법왜곡이 아닌 경우) 서면으로 하거나 소환조사를 하지 않는 쪽으로 한다면 괜찮을 것도 같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박수 보내는 대법관들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3일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노태악 대법관 퇴임식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등이 박수를 치고 있다. 2026.3.3 hama@yna.co.kr



    재판소원법은 기존 헌재 심판 사건의 한 종류인 헌법소원심판 대상에서 제외됐던 '법원의 재판'을 심판 대상에 포함하는 것으로, 법원의 재판이 헌법에 어긋나는 경우 헌재는 해당 재판을 취소하고 법원은 헌재의 결정 취지에 따라 다시 재판해야 한다.

    법원의 재판도 사법권의 행사로 공권력의 일종이므로 입법권, 행정권 행사와 마찬가지로 헌재가 심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여권과 헌재의 판단이다. 사법권 행사의 영역에서 기본권 보장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법부를 중심으로는 재판소원이 우리 헌법 체계에 부합하지 않는 '4심제'에 해당하며 결국 분쟁의 장기화, 불안정한 법적 상태의 지속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이로 인해 오랜 기간 소송을 지탱할 수 있거나 문제를 주장해 추가 송사를 제기할 수 있는 권력층과 부유층에 유리한 구조가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헌재의 법원 판결 취소 이후 구체적 절차가 마련되지 않아 혼란도 예상된다. 헌재가 대법원 확정판결을 취소하면 하급심으로 파기환송 하는지, 재심을 열어야 하는지 등이 정해지지 않아 대법원과 헌재가 조속히 절차 마련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헌재 관계자는 "권력분립 원칙에 따라 헌재가 위헌 확인을 하면 입법·행정·사법 각 기관에서 그 기속력에 따라 다시 재처분할 의무가 생기는 것"이라며 재판 취소 이후 절차는 사법부가 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헌재는 재판소원 폭증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재판소원 사건의 적법요건 충족 여부를 판단할 사전심사부를 별도로 운영하는 계획을 세우는 등 내부적으로도 후속 조치 마련에 나섰다.

    연합뉴스

    국기에 경례하는 박영재 법원행정처장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을 비롯한 법원장들이 2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6.2.25 [공동취재] saba@yna.co.kr



    대법관 증원법에 따라 현재 14명인 대법관 수는 법안 공포 2년 후부터 3년간 매년 4명씩 순차적으로 늘어나 26명이 된다. 곧 법안 공포가 예상되는 만큼 2028년 3월 4명 증원을 시작으로 이 대통령 임기 말까지 증원을 완료하게 된다.

    상고심 적체 해소를 명분으로 들지만 사법 자원이 한정된 현실에서 대법관을 대폭 늘리면 하급심이 크게 약화할 것이란 우려가 지속해서 나왔다.

    법원행정처로서는 1·2심 재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대법관을 보좌하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몇 명으로 둘지, 하급심 인력은 어떻게 조정할지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 운용 방안도 숙제다. 구성원 수가 증가할수록 설득과 토론이 어려워 '다수결 기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민주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에선 13명 규모의 연합부 2개를 두고 사회적 파급력이 큰 사건에 한해 전합에서 심리한다는 구상을 세웠으나, 이를 두고도 자칫 연합부와 전합 간 '옥상옥' 구조가 될 수 있단 우려가 제기돼 역시 신중한 설계 필요성이 나온다.

    사법부 내에선 법원이 공론화 과정에서 원천 배제된 채 사법개혁 3법의 입법 절차가 사실상 완료된 데 대해 침통해 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1987년 개헌 이후 40년 가까이 유지돼온 사법제도의 틀을 바꾸는 국가 중대사임에도 사법부의 목소리가 일절 반영되지 않은 데 대해 무기력감을 호소하는 판사들도 있다.

    한 일선 법원 판사는 "(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요구도 있었는데 결국 법이 통과되는구나 싶었다"며 "답답하기도 하지만 공무원이, 하라는 대로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익명의 한 부장판사는 "개인적으로는 '지금 일할 기분이 드냐'는 속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며 "(국회에선) 앞뒤 안 가리고 일단 법안을 통과시킨 다음에 후속 조치는 사법부에서 전부 알아서 하란 것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대법원은 일단 법왜곡죄와 재판소원제 시행이 초읽기에 들어간 만큼 제도 운용 과정에서 혼선이나 혼란이 없도록 후속 대응책을 강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오는 12∼13일 예정된 전국법원장회의 정기회의에서 관련 대책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조희대 대법원장도 지난 3일 청사 출근길에 "세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고, 개선해 나가야 하는 점은 동의를 얻어 할 것"이라며 사법개혁 3법에 대한 입장과 별개로 법 시행에 대비한 보완책 마련에 힘을 싣겠다는 의중을 밝힌 바 있다.

    al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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