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발병과 진행 양상이 망막에 나타난 변화를 통해 반영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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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단서를 눈의 망막에 생기는 변화에서 찾아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세대 용인세브란스병원 안과 지용우 교수 연구팀(문채은 박사후연구원, 이승재 전임의)은 망막의 기능·구조적 변화가 파킨슨병의 뇌신경 퇴행 이전 단계부터 나타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npj 파킨슨병(npj Parkinson’s Disease)’에 게재됐다.
파킨슨병은 뇌에 알파시누클레인이란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쌓이면서 신경세포 기능이 점차 저하되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이다. 연구진은 눈의 망막이 발생학적으로 뇌와 같은 중추신경계의 일부분이며, 검사가 비교적 간단해 여러 번 쉽게 시행할 수 있어 파킨슨병으로 인한 변화를 탐지하기에 적합하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에 파킨슨병 환자의 망막에서 나타나는 변화가 질병의 어느 단계부터 어떤 기전으로 시작되는지를 명확히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에선 파킨슨병 관련 단백질인 알파시누클레인이 과도하게 축적되도록 만든 ‘A53T 변이’ 실험동물(생쥐)을 대상으로 생후 6개월과 16개월 시점의 개체를 비교해 병이 진행될수록 망막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빛 자극을 받은 신경세포에서 보이는 전기적 반응을 통해 망막 기능을 관찰하는 망막전위도 검사에선 파킨슨병 초기 단계부터 내망막의 기능을 반영하는 지표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알파시누클레인의 축적과 함께 신경세포를 보호·조절하는 아교세포에선 염증반응이 발생했고, 빛을 받아들이는 광수용체 시냅스(신경세포의 연결 부위) 단백은 감소해 질병 초기부터 신경세포 수준에서 손상을 입기 시작한다는 점이 밝혀졌다.
이와 함께 신경섬유층과 신경절세포층, 광수용체층 등 눈의 미세한 여러 층들이 파킨슨병 진행에 따라 점차 얇아지는 모습도 관찰됐다. 질환이 진행될수록 산화 스트레스, 염증 반응, 에너지 대사 등과 관련된 여러 단백질에서도 단계적인 변화 양상이 확인됐다.
지용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망막의 변화가 단순히 파킨슨병 말기에 나타나는 부수적인 현상이 아닌, 뇌신경 퇴행 이전에 시작되는 조기 병리 현상임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임상 연구를 통해 망막 변화가 파킨슨병의 핵심 바이오마커로서 유용하다는 것이 검증되면 조기 선별이나 질환 진행 모니터링 등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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