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은폐 실체 없다"면서도 불기소 대신 이첩…"검찰에 떠넘긴 모양새"
'검찰-쿠팡 유착 의혹'도 미궁으로…구속영장 청구는 한 차례도 시도 안해
'차분한 스타일' 안 특검, 안정감 있지만 인상적 부분 적은 '조용한' 수사
상설특검 90일 활동 종료 기자회견 |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전재훈 기자 = 안권섭 상설특별검사팀이 90일간의 수사 끝에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 관련자들을 기소했지만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은 끝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검찰에 이첩하면서 법조계 안팎에서는 '반쪽짜리 수사'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구속영장을 청구한 피고인이 단 한 명도 없는 이례적 특검이라는 평가도 피할 수 없게 됐다. 통상 역대 특검은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하다고 평가될 정도로 다소 요란한 스타일의 수사를 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지만, 이번 특검은 그와 반대로 '조용한' 수사를 했다는 평가다.
이는 안 특검의 스타일과도 연관이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검사 시절 차분한 성향으로 통했던 그는 지방 근무 때 특수수사 경험이 없지는 않지만, 이른바 특수, 공안 등으로 불리는 특정한 '전공' 없이 형사부 검사로 분류됐다. 이번에도 '차분히 점수 따는, 안전한' 수사는 했지만 '인상적인' 부분은 적다는 얘기가 나온다.
다만 판사 출신 특검과 달리 검찰 출신답게 수사의 길목이나 맥을 짚어나가면서 필요한 부분에 대한 '터치'는 비교적 이뤄졌다는 평가도 있다.
특검팀은 5일 수사 종료 브리핑에서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 사건 수사 결과 이른바 '윗선'의 폐기·은폐 지시 의혹을 사실로 인정할 만한 객관적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임검사실이 압수물 '원형보존'의 범위를 불명확하게 전달했고, 압수담당자 역시 이를 명확히 확인하지 않아 소통 오류로 발생한 업무상 과오였다고 결론 내린 것이다.
상설특검 90일 활동 종료 기자회견 |
그러나 특검팀이 관봉권 띠지가 고의로 폐기됐다는 의혹의 실체가 없었다고 인정하면서도 피의자들을 불기소 처분하지 않고 검찰에 이첩하면서 처분의 책임을 다시 검찰에 떠넘긴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그럼에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상설특검에 다시 한번 수사를 맡긴 이유는 독립적인 제3의 기관이 객관적인 시각에서 진상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였다.
이를 고려하면 특검팀이 3개월간의 수사 내용을 토대로 기소 또는 불기소 처분을 함으로써 어떤 방향으로든 확실히 결론을 내렸어야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막대한 세금과 인력을 투입해 전면 재수사를 펼쳤음에도 담당 수사관들과 검찰 간부들의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불기소 처분해 실체 없는 의혹을 둘러싼 불필요한 논란과 갈등이 더는 지속되지 않도록 해야 했다는 것이다.
다만 특검팀은 이러한 비판에 대해 "특검이 시간 등의 제약으로 인해 명확히 기소 여부를 판단할 수 없을 때는 관할 지방검찰청에 이첩해 국민적 의혹 해소를 위한 나머지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특검은 한시적인 조직이기 때문에 불기소 결정을 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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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은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 수사에서도 엄희준 전 인천지검 부천지청장과 김동희 전 부천지청 차장검사가 쿠팡 측과 유착된 정황을 밝혀내지 못하면서 외압의 '동기'를 규명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검팀은 "일부 주요 참고인의 비협조로 휴대전화 포렌식 절차를 완료하지 못하는 등 수사상 한계로 인해 피고인들과 쿠팡 관계자 및 변호인과의 유착관계까지 객관적 증거를 통해 확인하지는 못했다"며 남은 의혹 수사를 검찰에 이첩한다고 밝혔다.
엄 검사와 김 검사가 대검에 보낸 보고서에서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압수수색 결과와 관련한 문건들을 고의로 누락했다는 의혹도 미제로 남았다.
3개월의 수사 기간 엄 검사와 김 검사를 비롯한 주요 피의자들에 대해 단 한 차례도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고 곧바로 기소한 점도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통상 특검 수사 과정에서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되고 사회적 지위가 높아 증거 인멸 우려가 큰 경우 신병 확보를 시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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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은 이 밖에 부천지청의 무혐의 처분 근거가 됐던 수원지법 안양지원의 일용직 근로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 항소심 재판부에 특검팀이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를 제출하도록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별개 재판에 개입했다는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부천지청은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퇴직금 청구권 발생 요건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이 사건 1심 판결을 참고해 쿠팡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는데, 특검팀은 수원지검을 통해 항소심 재판부에 8개 로펌 자문서를 참고 자료로 제출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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