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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6 (금)

    "한숨 자고 갈래?" 성수동 줄세운 29CM…올해 '수면 전쟁' 터진다[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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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외 침구 브랜드 13곳 참여 ‘29 눕 하우스’ 팝업

    이불 만지고 침대에 눕고…체험형 수면 콘텐츠 눈길

    슬리포노믹스 확산에 침구·홈웨어 시장 급성장

    29CM “취향 기반 홈 라이프스타일 확장 속도”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기분 좋은 졸림이 시작된다. 은은한 조명 아래 나무 프레임 부스마다 이불·베개가 가득이다. 방문객들은 손으로 천을 쓸어보는데 여념이 없다. 체험존엔 달·별 모양 장식이 드리운 공간에 침대 13개가 자리했다. 유료 입장임에도 5일 오후 성수동 어브스튜디오 앞 골목엔 인파가 건물 밖까지 줄을 잇는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 29CM가 마련한 침구 팝업(임시매장) ‘29 눕 하우스(29 NOOP HOUSE)’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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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CM 침구 팝업 29 눕 하우스가 열린 성수동 어브스튜디오 앞에서 방문객들이 입장을 기다리며 줄을 서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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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 취향이 된 시대…성수동에 침실 생겼다

    29 눕 하우스는 29CM가 침구를 주제로 오프라인 전시를 선보이는 첫 시도다. 이날부터 8일까지 나흘간 성수동 어브스튜디오 3층 건물 전체 300평(약 990㎡)에서 열린다. 국내외 침구 브랜드 13곳이 한자리에 모였다. 오디넌트·프람·식스티세컨즈 등 국내 브랜드 11곳과 독일 프리미엄 침구 브랜드 포렌·센타스타가 참여했다. 사전 예매한 유료 입장(5000원)임에도 현장은 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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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성수동 어브스튜디오에서 열린 29CM 침구 팝업 29 눕 하우스 현장. (사진=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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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콘셉트는 ‘누워서 찾는 내 침구 취향’이다. 29CM는 침구의 선택 기준을 ‘촉감’으로 정의하고, 이를 바스락바스락·보들보들·푹신푹신·하늘하늘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눠 공간 전반에 녹였다. 1·2층 브랜드 존에선 각 부스를 돌며 소재와 밀도를 손으로 직접 비교할 수 있다. 제품의 QR코드를 스캔하면 29CM 앱 ‘좋아요’로 자동 연동돼 오프라인 체험이 온라인 구매로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이번 팝업의 의미는 직접 경험하기 힘든 국내 신진 침구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비교해볼 수 있다는 데 있다. 디자인과 소재 경쟁력으로 온라인에서 인지도를 쌓아온 ‘오디넌트’, 테이블웨어·패션잡화 팬덤을 바탕으로 최근 침구 라인을 출시한 ‘호텔파리칠’ 등이 대표적이다. 이뿐 아니다. 독일 슬립테크 브랜드 ‘포렌’과 유럽 호텔·프리미엄 침구 시장에서 유명한 ‘센타스타’까지 자리했다.

    백미는 3층 눕 체험존이다. 침대 13개가 나란히 놓여 있고, 브랜드별 대표 침구가 한 세트씩 깔려 있다. 차(茶) 브랜드 ‘맥파이앤타이거’와 협업한 티 시음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차를 한 손에 든 채 침대 사이를 오가며 이불을 만져보고 직접 누워서 탄성을 지르는 방문객들이 눈에 띄었다. 참여 부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찬효 호텔파리칠 대표는 “테이블웨어로 쌓은 팬덤을 침구 영역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제품의 강점을 오프라인 체험으로 구현할 공간이 필요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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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성수동 어브스튜디오에서 열린 29CM 침구 팝업 29 눕 하우스 내부 전시장. 방문객들이 국내외 침구 브랜드 부스를 돌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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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면 산업 5조 시대, 플랫폼 경쟁 본격화

    현재 29CM는 침구 카테고리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25년 기준 홈 카테고리 ‘이구홈’ 내 침구 거래액은 전년 대비 48% 이상 증가했다. 잠옷·파자마 등 홈웨어 거래액은 같은 기간 60% 이상, 안대는 95% 이상 급증했다. 홈 거래액 전체로는 전년 대비 35% 이상 늘었고 최근 3년 연평균 성장률은 50%를 웃돈다. 특히 침구 특성상 오프라인 체험은 온라인 전환율을 올리는 유효한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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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성수동 어브스튜디오 29 눕 하우스 체험존에서 방문객이 침대에 직접 누워 침구의 촉감과 편안함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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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같은 변화는 ‘슬리포노믹스(수면+경제학)’의 부상과 맞닿아 있다. 수면을 단순한 휴식이 아닌 관리하고 투자하는 대상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MZ세대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잠도 취향의 영역이 됐다. 실제로 한국수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면 산업 규모는 2011년 4800억원에서 2025년 5조원 수준으로 10배 넘게 커졌다. ‘슬립맥싱(수면 극대화)’ 같은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수면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침구·수면용품 시장도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실제로 수면 카테고리 시장은 패션·뷰티 플랫폼 경계를 넘어 번지고 있다. 올리브영은 최근 광화문에 문을 연 자체 웰니스 편집숍 ‘올리브베러’에 ‘잘 쉬기(수면용품)’ 카테고리를 신설했고, 에이블리·지그재그도 수면 관련 상품군을 꾸준히 늘리는 추세다. 29CM 역시 문구에 이어 침구까지 카테고리별 특화 팝업을 잇따라 내놓으며 취향 기반 버티컬 커머스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면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핵심 콘텐츠로 자리잡으면서 업계 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29CM 관계자는 “29CM가 제시하는 침구 큐레이션(선별추천)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이 유행을 따르기보다 자신의 생활 방식에 맞는 제품을 탐색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구홈’ 오프라인 매장 운영과 카테고리별 팝업을 병행하며 홈 라이프스타일 관련 상품과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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