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오피스텔 건물에서 관계자가 전기 계량기를 살펴보고 있다. 2025.12.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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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사태 이후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한국전력의 대규모 적자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한전은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사태로 인해 연료비가 급등하면서 수십조원의 적자를 떠안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충분한 비축유 보유로 당장 전력수급에는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한전의 재무구조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 대비 3.14달러(4.2%) 오른 배럴당 77.8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는 올해 초만해도 50달러대를 기록했지만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시작된 직후 가격이 급등하면서 70달러대를 돌파했다.
전쟁이 발발한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20%를 담당하고 있는 주요 무역로다. 미국·이스라엘 공격에 대한 보복 조치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설 경우 국제유가는 지속적인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나라는 원유의 70%, 천연가스의 2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이번 사태가 에너지 수급에 미칠 영향은 상당하다. 정부는 약 200일분의 원유를 비축하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경제 충격이 불가피하다.
전력수급도 마찬가지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비중은 26.8%로 석탄(31.4%), 원전(30.7%)에 이어 3번째다. 국내 전력 생산의 약 30%가 LNG 수급에 영향을 받는 셈이다.
아직까지 국제 천연가스 가격은 큰 변동이 없는 상황이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천연가스 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한전 역시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 하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 그만큼 전기생산 원가가 높아지면서 손실폭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미 한전은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사태로 인해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던 뼈아픈 경험이 있다. MMBtu(열량 단위) 당 1~2달러대에 거래되던 천연가스는 2022년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9달러대까지 치솟았다.
가스 가격 상승으로 발전단가도 상승했지만 전기요금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한전은 원가 인상분을 그대로 손실로 반영할 수밖에 없었다. 2022년 한 해에만 한전은 32조6500억원의 기록적인 영업손실을 입었다. 2021~2023년 누적으로는 43조원의 영업손실이었다.
최근 중동 사태로 인해 단기적으로 LNG 공급에 발생하는 문제는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가스공사는 현재 비축의무량을 상회하는 수준의 재고를 확보했다. 단기적으로 가스 가격이 급등한다 해도 곧바로 발전단가가 상승하진 않는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하고 유가 상승폭도 더 높아지면 발전단가 상승 압력은 그만큼 커진다. 중동에서 가스 공급이 부족해질 경우 가스공사는 중장기 계약물량 대신 더 비싼 스팟 시장에서 가스를 조달해야 한다. 이는 한전의 LNG 발전단가와 전력구입단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KB증권에 따르면 연 평균 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한전의 전력조달비용은 1조5000억원 상승한다. 메리츠증권은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 때마다 한전의 연간 영업이익은 5000억원씩 악화할 것으로 분석했다. 10달러 오르면 5조원 이상 이익이 감소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연료가격이 발전단가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3~5개월의 시차가 발생한다"며 "당장 단기적인 영향은 적겠지만 중장기 상황에 대비해 정부와 적극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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