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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5 (목)

    "사후 시정명령은 무효" 분양해제 기획소송 막 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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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피스텔·생숙 등 소송 새 국면
    집단소송 중인 전국 48개 사업장
    지자체 시정명령 취소 가능성↑
    "무분별한 소송에 분양시장 붕괴"


    오피스텔이나 생활형 숙박시설, 상업시설의 분양 계약을 해제하려는 수분양자들의 집단 소송 움직임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계약 해제의 빌미가 됐던 지방자치단체의 시정명령이 줄줄이 무효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다. 시행명령을 이용한 '기획 소송'이 막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5일 개발·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대법원에서 '분양광고에 일부 내용이 빠졌다는 이유로 뒤늦게 내려진 지자체의 시정명령은 취소돼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시정명령을 내리기 전 분양사업자가 위반사항을 바로 잡았다면 해당 시정명령은 위법하다는 것이 골자다.

    이번 사안은 생활숙박시설 분양사업자 A사가 지난 2024년 9월 간행물을 정정하고 홈페이지 공지, 수분양자 문자 통지 등의 조치를 마쳤지만, 관할 지자체가 한 달 후 '누락 사항을 시정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린 사례다. A사를 대리한 법무법인 세종 최철민 변호사는 "시정명령이 분양 해제의 근거가 돼 왔지만, 위법한 시정명령이라면 그 효력이 부인될 수 있음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전국 48개 사업장에서 분양 계약 해제 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번 판결로 전국 곳곳 사업장에서 시정명령이 취소될 여지가 높아졌다는 시각이다. 수분양자들의 민원으로 '사후 시정명령'을 받은 사업장이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타 지자체에서 오피스텔을 분양한 B사 관계자는 "지자체의 지적이 있기 전 분양공고 오기를 인지해 잘못을 바로잡았다"며 "이후 시정 조치 사실을 알리며 자진신고를 했지만 지자체가 추가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소송을 준비하던 수분양자들 사이에서도 '신중론'이 부상할 전망이다. 최근 고금리에 부동산 침체가 겹치자 수분양자들 사이에서 지자체를 끌어들여 '소송을 통한 계약 해제' 가능성을 찾는 사례가 확산됐다. 하지만 사후 시정명령이 위법판결을 받으며 이같은 방식은 부담이 커지게 됐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건설·부동산 기업 뿐만 아니라 소송에 참여한 계약자들도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도 최근 무분별한 계약 해제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업계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마다 시정명령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시설에 문제가 없는 데도 소송에 시달리는 사업장이 늘고 있어서다.

    한 전문가는 "시정명령으로 과태료나 벌금 등의 처분을 받은 사업장의 분양 매출이 총 9조6000억원에 달한다"며 "막대한 부동산 자금이 소송으로 3~4년 묶이게 되면 분양 시장이 붕괴되는 등 시장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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