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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7 (토)

    ‘성당의 도시’ 로마…무너지던 가톨릭을 되살린 바로크 예술[책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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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크의 로마

    정진국 지음

    닫집 | 410쪽 | 2만8000원

    경향신문

    산루이지 데이프란체시 성당. 닫집 제공


    미로처럼 뒤엉켜 있는 골목. 어디로 가야 할지 분간되지 않는 비슷비슷한 건물. 그렇게 떠돌다 길을 잃어도 괜찮을 것 같은 도시. 아마도 로마 아닐까. 어디선가 몇걸음 옮기다 보면 대개 이름 모를 성당에 가 닿을 정도로 로마엔 많은 성당이 있다. 아무리 낡고 작은 성당이라도 저마다의 위엄과 사연을 품고 있다.

    재능 있는 누군가가 능력과 정성을 쏟아부어 만든 그림과 조각상으로 장식되어 있는 성당은 작은 전시공간이기도 하다. 성당 건축물도 켜켜이 쌓아올린 시간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로마는 도시 자체가 박물관이라고 불린다. 찬란한 고대유산을 간직하고 있는 것도 그 이유지만 사람들의 일상과 함께하는 동네 곳곳의 작은 성당들도 이를 가능하게 했다. 바로크 시대의 걸작품들로 가득한 성당들은 도시 로마를 호흡하게 한 힘이자 아름다움의 원천이다.

    가톨릭은 종교개혁 이후 흔들리는 신도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보여주는 예술’을 선택했다. 글을 모르는 대다수 문맹 민중을 위해 성서와 교리를 예술작품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론과 신앙 속에 갇혀 있던 관념들은 예술가들의 손을 통해 성당의 벽과 천장에서 살아있고 꿈틀대는 존재로 형상화됐다. 작품들은 사람의 감각을 자극했고 마음과 영혼을 휘저었다. 떠났던 민중은 성당으로 발걸음을 돌렸고 이탈리아 전역에서, 유럽 각지에서 예술가들이 로마로 몰려들었다. 이런 현상은 무너져가던 가톨릭 교회를 되살리며 오늘날 현대 미술의 밑거름이 됐다.

    미술평론가이자 사진작가인 저자는 로마 곳곳에 자리 잡은 40여개 성당을 찾아다니며 미학적으로 성찰하고, 숨겨진 생명력과 의미를 탐색한다. 로마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할 수 있는 안내서로도 적합하다.

    경향신문

    박경은 선임기자 k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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