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뱃살보다 긴급한 존재론적 문제는 없다. 늑골 밑에 들러붙어 물컹거리며 나를 능멸하고 있는 이놈이야말로 내가 싸워야 할 모든 적이 되어버렸고, 본디 몸짱이었을 나를 내가 되지 못하게 막고 있는 ‘내 안의 타자’가 되었으니 말이다. … 몸의 변천과 사회 변화는 결코 무관치 않다. 다이어트 중독, 건강 염려증, SNS 과대망상증, 딥페이크 범죄, 스토킹과 가스라이팅 등 이 시대를 지배하는 사회현상들은 아무리 달라 보여도 동근원적인 하나의 현상이다.
<모양 없는 육체>, 교유서가
본업이 영화감독인 김곡은 과거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던 여러 현상이 사회문제로 부각되는 이유를 ‘몸’이라는 주제로 진단한다. 헬스중독, 꿀벅지, 포르노, 변신노동 등의 키워드로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각종 문제의 원인과 배경을 ‘육체 패러다임’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시선을 정치적 영역으로 확장해 ‘보톡스 민주주의’로 한국 민주주의의 특징도 살핀다. 자기 몸을 사랑하자고 외치지만, 정작 진정한 사랑과 진정한 몸이 무엇인지 망각하는 시대에 ‘육체’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지는 철학서다.
“나는 몸이 아니다. 오히려 몸이 나라는 동일시로부터 모든 나르시시즘의 폭력이 시작된다. 몸은 타자다. 단, 몸은 내가 살아내는 타자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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