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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7 (토)

    소중한 사람의 곁을 지키기 위한 쉼 없는 달리기[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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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빠는 러너

    글 부이 프엉 탐·그림 지트 즈둥

    김민영 옮김 | 기린미디어 | 52쪽 | 1만6000원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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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때로 삶이 달리기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른 채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 달리다 보면 내가 왜 이 길 위에 서 있는지조차 흐릿해진다. 끝이 보이지 않아 주저앉고 싶은 위기도 찾아온다. 그렇게 모든 것이 벅찰 땐 나를 기다리는 가족, 혹은 내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을 떠올려 보자. 그들을 향해 다시 발을 내디딜 수 있게 될 테니.

    그림책 속 아빠는 어느 날부터 달리기 시작한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호숫가를 지나고, 뾰족한 산을 넘고, 봄을 맞아 움튼 꽃나무들 사이를 가로지르기도 한다. 작가 지트 즈둥의 삽화는 생동감 넘치는 색들을 겹겹이 쌓아 아빠의 달리기를 따라간다. 짙은 초록 숲과 푸른 개울, 황금빛 들판 같은 아름다운 풍경이 지나가자 새카만 어둠이 찾아온다. 빛이 사라진 순간에도 아빠의 다리는 멈추지 않는다. 암흑 속 작게 그려진, 포기를 모르는 ‘러너’는 넓은 책장 속에서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아빠의 달리기는 멀리 가기 위한 질주라기보다 묵묵히 이어지는 발걸음에 가깝다. 몸을 휘청이게 만드는 물살을 헤쳐나가야 하는 날도 있고, 앞이 보이지 않아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는 어둠을 지나야 하는 순간도 있다. 아빠는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결국 집으로 돌아온다. 그러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직접 학교에도 데려다주는 행복을 즐긴다. 가족들로부터 힘을 얻은 아빠는 또 끝없는 길을 마주했을 때 용기 내 달릴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의 아빠처럼 우리도 끊임없이 각자의 길을 달리고 있다. 쉽게 멈추어 서지도 않는다. 서로의 하루를 나누고 함께 내일을 맞이할 소중한 사람들의 곁에 있기 위해서다. 어쩌면 인생의 이정표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향해 달려가는 그 여정 속에 놓여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돌아가는 ‘러너’가 되어 오늘도 길 위로 나선다.

    경향신문

    이령 기자 l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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