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각자 회견 ‘책임 공방’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가 5일 서울 용산구 주한 이란대사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묵념하고 있다(위 사진).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대사도 이날 서울 종로구의 한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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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이스라엘 측이 5일 서울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시작된 양측의 전쟁과 관련해 자국 입장을 발표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상대방을 비판하면서 여론전을 펼친 것이다.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는 서울에 있는 대사관에서 기자회견과 별도 배포한 발언 요약본을 통해 이스라엘·미국의 공격은 “군사적 침략”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엔 헌장을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이며, 불법적인 무력 사용에 해당한다”고 했다.
쿠제치 대사는 “어린 학생 165명이 목숨을 잃었고 60명의 학생들은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며 “전쟁범죄, 인권침해를 저지른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란 당국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미국의 공습으로 미나브에 있는 한 초등학교가 폭격을 받았고, 학생 165명이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쿠제치 대사는 “이란의 대응은 보복이 아니라 정당방위이며, 침략이 완전히 중단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쿠제치 대사는 이란이 미국과 핵 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공습이 이뤄진 것을 두고 “외교에 대한 명백한 배신”이라며 “미국이 군사작전을 위한 수단으로 외교를 이용해왔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는 ‘향후 미국과의 추가적인 협상에 응할 여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 불법적이고 전면적인 공격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어떠한 협상 테이블에도 앉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미군이 아랍 국가들을 군사기지로 이용하면서 이란을 공격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앞으로 전쟁이 좀 더 길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란은 항상 비핵화를 주장해왔고, 지금도 같은 입장”이라며 “핵무기는 이란이 아니라 이스라엘 정권이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대사도 서울의 한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군사작전은 “이란의 핵 개발 시설과 탄도미사일 제작을 무력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는 “이란의 시민들이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목표”라며 “이들이 자유로운 시민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공격을 통해 이란의 정권 교체 여건을 조성하거나 직접 정권 교체를 시도할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하르파즈 대사는 “이란에서 3만명이 넘는 무고한 시민이 살해당했다”며 “이런 상황을 좌시할 수 없다”고도 했다. 이란에서 지난달 대규모 시위 진압 과정에서 3만여명이 사망했을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하르파즈 대사는 공습으로 이란 학생 165명이 사망했다는 이란 측 발표를 두고는 “조사하고 있다”면서도 “이스라엘은 의도적으로 민간 시설을 타격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했다. 그는 “이란에는 가짜뉴스가 많다. 현혹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하르파즈 대사는 ‘핵 협상 도중에 공습이 이뤄졌고, 외교적 노력을 할 수 있었다’는 취지의 이란 측 주장을 놓고는 “이란은 수십 년 동안 핵 개발 프로그램과 관련해 국제사회를 속여왔다”고 반박했다.
정희완·강연주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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