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차 대미 투자 사업을 확정한 일본이 2차 사업 후보로 원전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등 대미 투자 ‘속도전’에 나서고 있다. 한국과 투자 경합이 예상되는 원전의 경우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원자로와 소형모듈원전(SMR) 건설 참여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소형 원전 사업에는 SMR을 다루는 미국 업체 뉴스케일파워가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가 4일 미국 내 SMR 건설을 사상 처음 승인하면서 미일 원전 협력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달 중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2차 사업 내용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대미 투자에 한껏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변죽만 울리고 있다. 1호 프로젝트 후보군으로 한국형 원전 수출과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건설, 조선 협력, 전력망 확충 등이 거론되지만 액션플랜 없이 말만 무성할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1월 말 한국의 입법 지연을 문제 삼아 품목관세를 25%까지 높이겠다고 압박하자 부랴부랴 이달 9일까지 법안 처리를 약속했지만 여야 정쟁에 법안 통과가 늦어지고 있다. 대미 투자 실행 기구인 ‘한미전략투자공사’의 자본금 규모와 조직 구성·운영 방안 등도 5일에야 큰 얼개가 잡혔다. 더불어민주당의 ‘사법 개혁 3법’ 강행과 국민의힘의 장외투쟁, 지방자치법 마찰 등 여야 정쟁에 대미투자특별법과 투자공사 구성이 반복적으로 미뤄졌다.
여야는 이달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번에는 또 다른 정쟁을 빌미 삼은 식언(食言)이 있어서는 안 된다. 대미 투자가 지연되면 트럼프 정부의 추가 ‘관세 불똥’을 맞을 수 있고 일본 등 다른 국가에 ‘협상 주도권’을 뺏길 우려가 크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먼저 대미 협상을 진행한 경쟁국에 비해 협상 내용과 조건이 불리해지거나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 여야는 ‘국익에 우선하는 정쟁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대미투자특별법의 조속한 통과와 투자공사의 원활한 사업 추진에 힘을 실어줘야 할 것이다.
논설위원실 opini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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