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리포트] 반려동물 양육 가구 700만 시대
반려동물 정책 총괄 ‘동물복지원’ 신설
英-獨은 ‘농림’, 日은 ‘환경’서 담당
일괄 이관보다 부처별 특성 살려야… “‘물건’ 규정된 동물 지위 강화 우선”
● 나라마다 반려동물 소관 부처 각기 달라
영국 독일 미국 등 해외 주요국은 주로 농무·축산을 담당하는 부처에서 반려동물 정책을 맡고 있다. 수의학 인력과 인프라 등이 해당 부처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1822년 세계 최초의 동물 보호법인 ‘가축 학대 방지법’을 도입한 영국은 환경식품농무부에서 반려동물 정책을 담당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소유, 번식, 입양에 관한 관리와 함께 반려동물 보호, 단기 위탁 기관에 대해 감독한다. 반려동물 등록은 농무부 지침에 따라 민간 기업이 담당하며, 동물 학대 사건은 민간 기관인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나 경찰에서 전담한다.
‘반려견세’를 도입한 독일은 연방식품농업부가 반려동물 정책을 총괄하지만 지방정부의 역할도 크다. 반려견 등록을 지방정부 세금 관리 부서가 담당하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이 동물학대 조사를 맡고, 학대 정황이 발견되면 즉시 동물을 압수하거나 사육 금지 명령을 내릴 수 있는 행정권도 가진다. 미국은 농무부 산하 동물식물검역소가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환경이나 보건 부처가 반려동물 정책을 맡는 곳도 있다. 인간과 동물의 건강, 복지가 연결돼 있다는 관점을 가진 국가들이다. 일본은 환경성이 동물 보호와 공생의 관점에서 반려동물 정책을 수립한다. 동물 학대 및 판매 방지, 수의 인력 관리 등도 환경성에서 맡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반려동물을 복지와 건강의 일부로 보고 보건 담당 부처에서 반려동물 정책을 만든다. 스위스는 사회보험, 가족, 보건 등을 담당하는 연방 내무부에서 동물 학대 방지와 반려동물 등록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 “담당 부처만 바꾼다고 동물 복지 실현되진 않아”
한국에서도 반려동물 복지 강화를 위해 동물복지원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커진 만큼, 가족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성평등부에서 반려동물 등록과 학대 예방 등의 업무를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중보건의 관점에서 수의사 인력 규모 등을 관리하려면 관련 업무가 보건복지부로 이관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을 담당하는 행정 부처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동물 복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전진경 동물권행동 카라 대표는 “농식품부는 주로 산업의 관점에서 동물을 보는데, 동물 복지의 관점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시키려면 동물복지원을 부처가 아니라 국무조정실 산하에 두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물건으로 규정돼 있는 동물의 지위를 바꾸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국회에는 민법상 물건으로 명시된 동물을 ‘물건에 속하지 않는다’고 바꾸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최훈 강원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동물을 가족이라고 하면서 사고팔거나, 강아지 공장에서 만들어 내는 것 자체가 이율배반적”이라며 “동물을 인간과 동일하게 인격을 부여할 순 없겠지만 동물의 지위를 동물격 등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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