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헌금 1억원 수수 혐의를 받는 강선우 무소속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의 체포동의안에 대해 투표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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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의 자유를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조치인 구속영장은 형사 절차에서 가장 무섭고, 무거운 처분이다. 이 때문에 법원은 단순한 수사 편의를 위해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는다. 형사소송법은 구속이 허용되기 위해서는 먼저 범죄를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여기에 더해 구속의 필요성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속의 필요성은 세 가지로 정리된다. △일정한 주거가 없는 경우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경우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경우다. 물론 이 과정에서 범죄의 중대성, 재범 위험성, 피해자나 중요 참고인에 대한 위해 우려 등도 함께 고려된다.
이 때문에 큰 사건이나 중대한 범죄라고 해서 피의자가 모두 구속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비교적 경미한 사건이라고 해서 모두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것도 아니다. 구속 여부는 단순히 죄명이나 범죄의 크기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사건 이후 피의자가 어떠한 태도를 보였는지가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된다. 혐의가 중대하더라도 도주 우려가 없고, 핵심 증거가 이미 확보돼 있으며, 피의자가 수사에 성실히 응하고 있다면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반대로 소환 요구를 뚜렷한 이유 없이 반복적으로 미루거나, 자료를 삭제하거나, 공범이나 참고인과 진술을 맞추려 하거나, 압수수색에 대비해 증거를 없애려는 정황이 포착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법원은 구속영장을 심사할 때 피의자가 과거에 어떠한 범죄를 저질렀는지뿐 아니라 현재 수사 과정에서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나아가 앞으로 형사절차를 흔들 가능성이 있는지까지 함께 살핀다.
최근 강선우 의원 사건도 이 점을 잘 보여준다. 서울중앙지법은 3일 '공천 헌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강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금품수수 혐의의 중대성만 본 것이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정황을 함께 살폈다. 법원은 강 의원 자택에 현금을 별도로 보관하던 공간이 존재했다는 점, 압수수색 이전에 집 내부가 정리·청소된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구속 필요성이 있다고 본 것으로 전해진다.
실무에서는 압수수색 직전에 이루어진 정리나 물건 이동은 증거의 인멸 또는 은닉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증거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공범이나 주요 참고인과 평소와 다른 방식의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 휴대전화나 이메일 계정 접근을 제한하는 사정 등이 더해지면 법원으로서는 증거 확보에 대한 우려를 가질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러한 개별 정황 하나만으로 곧바로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것은 아니다. 피의자에게는 방어권과 진술거부권이 보장돼 있고, 실무에서도 휴대전화나 태블릿의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증거인멸을 단정하여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자금 출처를 둘러싼 진술의 충돌 △현금을 별도로 관리한 정황 △압수수색 직전의 정리 행위 △휴대전화 비밀번호 제공 거부 등이 결합하면, 법원은 단순한 방어권 행사 차원을 넘어 증거보전 필요성이 큰 상태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형사소송법상 불구속 수사와 재판이 원칙이고 구속은 예외적 조치인 만큼, 법원은 그 예외를 정당화할 만큼 도주 또는 증거인멸의 위험이 현실적이고 구체적인지를 신중하게 판단한다. 따라서 구속 여부를 앞둔 피의자에게 중요한 것은 혐의 그 자체만이 아니라 사건 이후의 행동이다. 잠적, 자료 삭제, 휴대전화나 컴퓨터 교체, 공범이나 참고인과의 진술 맞추기, 압수수색 전 정리 등의 행위는 모두 구속 필요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허윤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구속영장은 과거의 범죄행위 외에도 현재 단계에서의 증거인멸 등이 핵심적으로 고려된다"고 말했다.
[도움]
허윤 변호사는 법무법인 동인 수사대응팀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방위사업청 옴부즈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사, 서울특별시의회 입법법률고문, 언론중재위원회 자문변호사, 기획재정부 사무처 고문변호사 등으로 활동했습니다.
[이투데이/박진희 기자 (jinhee12@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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