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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7 (토)

    사자, 펭귄만 주인공 하라는 법 있나…‘B급 동물’들의 유쾌한 반란[오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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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 <언더독스> 속 코주부원숭이들. 내셔널지오그래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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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동물 다큐멘터리’라고 하면 어떤 장면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석양이 드리우는 드넓은 초원,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초식동물 무리, 그리고 그 평화를 깨는 치타와 같은 맹수 등등이 떠오르네요.

    많이들 비슷한 장면을 떠올렸을 거라고 자부합니다. 자연의 장대함에 감탄하고 동물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신기해하며 약육강식의 법칙이 적용되는 생태계의 모습에 겸허해지는 것. 그게 동물·자연 다큐멘터리의 맛 아니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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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더독스> 포스터. 내셔널지오그래픽 제공


    그런데 자연 다큐멘터리 명가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2025년 공개한 5부작 시리즈 <언더독스>는 다릅니다. ‘(이길 가능성이 적은) 약자’라는 뜻을 가진 제목처럼, 기존 다큐멘터리에서 잘 조명하지 않았던 동물들을 비추거든요. 멋있는 갈기의 사자나, 크기가 압도적인 혹등고래, 보기만 해도 귀여운 펭귄과 같이 누가 봐도 ‘주인공’인 동물들은 이 시리즈의 관심사가 아닙니다. 대신 생존력이 뛰어난 벌꿀오소리, ‘우파루파’로 알려진 아홀로틀, 괜히 우울해 보이는 코주부원숭이 등을 만나게 됩니다.

    <언더독스> 제작자이기도 한 라이언 레이놀즈는 이 다큐멘터리의 또 다른 주인공입니다. “잘난 녀석들 말고요! 자연계의 엑스트라들, 아웃사이더 끝판왕들의 괴상한 일상을 보게 될 겁니다. 인생이란 영화에서 가장 주인공 같지 않은 주인공들이죠. 얘네가 빛날 차례예요.” 데드풀의 입담을 장착한 그의 더빙은 매 회차를 잘 짜인 코미디처럼 보이게 합니다.

    컷 편집과 더빙의 합이 예술입니다. 점잖게 해설을 하려고 치면 동물들이 보이는 괴상한 이상 행동에 레이놀즈는 신랄하게 반응합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 알을 낳는 기러기에게 “음, 그래 육아하기 참 좋은 장소네”라고 비꼬는 식의 농담이 내내 이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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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더독스>의 벌꿀오소리. 맹수에게 물려도 이빨이 잘 들어가지 않는 두꺼운 피부를 가져 생명력이 질기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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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존을 위한 특이한 능력을 갖춘 ‘하찮은 동물’을 보여주는 1화 ‘슈퍼제로’, 모성애와는 거리가 먼 동물들의 면면을 보여주는 2화 ‘형편없는 부모들’, 동물들의 사기 행각을 폭로하는 4화 ‘안 유주얼 서스펙트’ 등 회차 소제목에도 소소한 말장난이 첨가돼 있습니다.

    장난 같지만,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영상미는 여전합니다. 동물들의 민망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지나치게 뛰어난 화질로 ‘직관’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언더독스>는 세련되지 않은 동물들이 저 나름대로 살아가는 얘기입니다. 제작진은 이 동물들이 “기괴한 짝짓기 습관부터 충격적인 양육 방법을 지닌 ‘괴짜’들이지만, 어쩌면 자신들의 삶 속에선 위대하고 진정한 영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기존 웅장한 동물 다큐멘터리에서는 편집됐을 영상들을 통해, 오히려 이 동물들에게 친밀감을 느끼게 됩니다. 레이놀즈의 놀림을 받으면서도 제 페이스대로 나아가는, 실수투성이이지만 우당탕 어찌어찌 살아내는 동물들을 보면서 묘한 위안을 받기도 합니다.

    이번 주말에는 웃기고 희한한 동물들의 세계를 모험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디즈니+에서 볼 수 있습니다.

    깔깔 지수 ★★★★: 이렇게 유쾌한 동물 다큐멘터리는 처음이다

    다양성 지수 ★★★★★: 초원과 숲, 심해까지 안 가는 곳이 없다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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