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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8 (일)

    호르무즈 봉쇄에 "역사상 최대 차질"…진짜 최악의 상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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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전쟁 발발 후 유조선 통과 사실상 '0'

    아시아 직격탄에 유럽·북미 가격 파장 불가피

    셰일혁명·전략비축유로 과거보다 회복력 높아

    "진짜 최악은 인프라 심각 피해·해협 장기폐쇄"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이란과의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이 충격을 받고 있다. 브렌트유는 미군 증강 배치 이전 대비 약 50% 급등했고, 아시아 현물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은 거의 두 배 수준으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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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니엘 예르긴 S&P글로벌 부회장 (사진=S&P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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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너지 분야 권위자인 다니엘 예르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 부회장은 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이번 사태를 두고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원유 생산 차질이자 글로벌 가스 시장에 대한 심각한 충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핵심 변수로 ‘이 전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를 꼽았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20%, LNG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 요충지다. 평소 하루 최대 90척의 유조선이 통과하던 이 해협에 현재는 선박이 사실상 없는 상태다.

    드론 공격을 받은 상선이 여러 척 발생했고, 이란 무장 고속정의 공격 위협도 계속되고 있다. 선박 보험은 유효하지만 막대한 전쟁위험 할증료가 추가되고 있어 해운 업계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걸프만에서 나오는 석유의 80% 이상, LNG의 90% 이상이 아시아로 공급된다는 점에서 이번 위기의 타격은 아시아에 집중되고 있다. 카타르산 LNG 공급이 끊긴 아시아 구매자들이 미국산 화물을 사들이면서 아시아 현물 LNG 가격이 전쟁 발발 이후 거의 두 배로 뛰었다.

    유럽도 여파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약 50% 올랐다. 유럽과 아프리카는 항공유의 상당 부분을 걸프만에 의존하고 있어 추가 충격도 예상된다. 예르긴 부회장은 “아시아의 공급 부족은 곧 북미 주유소 가격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예르긴 부회장은 이번 위기가 과거보다 회복력을 갖춘 에너지 구조 속에서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때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이었던 미국은 이제 세계 최대 산유국이자 LNG 최대 수출국으로 바뀌었다. 셰일 혁명의 산물이다. 이란은 국제 제재로 인해 전 세계 공급량의 2% 미만을 수출하는 데 그치며 대부분 할인 가격으로 중국에 공급된다.

    전략 비축유 카드도 있다. 중국은 대규모 원유 비축을 진행해왔고,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도 전략 비축유를 유지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페르시아만에서 홍해를 잇는 파이프라인을 이미 구축해놓았으며, 아부다비도 호르무즈 해협과 나란히 뻗은 별도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예르긴 부회장은 “현재 배럴당 90달러대 유가는 아직 최악의 상황까지는 아니다”면서도 “진짜 최악의 시나리오는 인프라에 심각한 피해가 생기고 해협이 장기 폐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니엘 예르긴 S&P글로벌 부회장은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서 ‘황금의 샘(The Prize)’을 비롯해 ‘뉴 맵(The New Map)’ 등의 저서로 잘 알려진 에너지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등 여러 행정부의 에너지부 자문위원회에서 활동했다. 미국 예일대학교를 졸업하고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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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 여파로 국내 주유소 기름값이 가파르게 상승한 8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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