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09 (월)

    호르무즈 막히자… 이란·주변국 '식량'·글로벌 '에너지' 위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UAE 등 중동국 곡물 운송로, 필수 식품 수입 차질 불가피
    걸프국 석유·가스 등도 통과...전세계 물류 대란 우려 고조

    머니투데이

    NHK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지난 5일 오전 기준 화물선 2척이 통과하는 데 그쳤다고 6일 보도했다. 사진은 이란 호르무즈 해협에 위치한 케슘 섬의 모습. 2023.12.10. /로이터=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지역 내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유가만 흔들리는 것은 아니다. 에너지 외에도 설탕, 비료, 헬륨, 알루미늄 등 주요 물자가 오가는 길이 가로막히면서 글로벌 물류대란이 우려된다. 특히 곡물 등 일부 자원을 수입에 의존하는 중동국 사이에선 식량부족 문제가 현안으로 떠올랐다.

    ◇필수 식량공급 끊기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4일선박들이 호르무즈해협 운항을 중단하면서 주요 식량수입이 가로막힌 중동 일부 지역의 상황을 보도했다. 이란이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호르무즈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모든 선박을 불태우겠다고 위협한 데 따른 것이다.

    시장분석업체 케플러에 따르면 지난해 중동지역으로 들어온 약 3000만톤의 곡물 중 약 1400만톤이 이란으로 향했고 대부분 호르무즈해협을 거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이미 살인적인 물가상승으로 고통받는 이란 국민이 식량가격 인상으로 굶주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이란 당국은 식량난을 염두에 두고 모든 식량수출을 무기한 금지한 동시에 국민에게 사재기를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케플러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도 곡물과 유지종자(오일시드)의 약 40%를 걸프만 동구 항구를 통해 수입한다. 아랍에미리트(UAE)는 곡물의 약 90%를 호르무즈해협 인근 두바이의 제벨알리 항구를 통해 들여온다. 이 항구는 UAE, 사우디, 바레인, 카타르 최소 4개국의 컨테이너 식품과 부패하기 쉬운 물품을 취급한다. UAE를 물류 경유지로 이용하는 예멘, 수단, 소말리아 등도 식량부족과 가격상승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크리스티안 헨더슨 네덜란드 라이덴대 중동학·국제관계학 조교수는 "이들 국가는 수입식량에 극도로 의존한다"면서 "중동지역의 식량공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는 즉각적인 위험요소가 있다"고 지적했다.

    ◇알루미늄·헬륨가격도 급등

    호르무즈해협은 사우디, 이라크, 이란, 카타르 등 걸프지역에서 생산되는 석유와 가스를 아시아 등 전세계로 운반하는 에너지 혈맥이다. 원유 물동량의 20%가 이곳을 오간다. 유조선 외에도 자동차운반선, 컨테이너선 등 다양한 화물선이 오가는 핵심 해상 운송로이기도 하다. 알루미늄과 비료 등 중동지역 산업 제품도 이 항로를 통해 수출된다. 알루미늄 가격은 4년 새 최고치를 찍었다.

    반도체 생산의 필수소재인 헬륨도 공급난에 처했다. 대부분 헬륨은 천연가스 생산의 부산물인데 이란이 세계 최대 LNG(액화천연가스) 수출시설인 카타르의 라스라판을 공격하면서 헬륨 공급원이 차단돼서다.

    쿠웨이트, UAE 등 산유국들은 잇따라 석유 생산량을 축소했다. 유조선들의 발이 묶이고 원유 저장시설이 부족하자 생산량 조절에 나선 것이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 쿠웨이트의 석유감산은 이날 기준 하루 약 10만배럴로 시작해 규모를 늘려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달 기준 쿠웨이트는 하루 약 26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면서 몇 주 내에 원유 및 연료 저장시설이 바닥날 것이란 관측이 높다. 산유량을 줄인 유전은 원상복구까지 시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풀리더라도 공급문제가 곧바로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조한송 기자 1flower@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