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새 최고지도자 공식 선출
강경파 재집권 ‘결사항전’ 태세
군부·IRGC 등 완전한 복종 서약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꺼낼 수도
트럼프 “차기지도자 오래 못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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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56)를 새 최고지도자로 공식 선출했다. 미국·이스라엘 공습으로 ‘순교’한 하메네이의 아들을 앞세워 결사 항전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불태운 것이다. 이란은 전쟁 과정에서 가족을 잃고 부상을 당한 모즈타바를 ‘전쟁 영웅’으로 미화하며 여론 장악까지 나섰다. 강경파 정권을 전복시키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이 도리어 온건파를 무너뜨리고 현 체제를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종교는 물론 군까지 장악한 모즈타바 체제 출범으로 이란의 대미 저항 또한 훨씬 과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대 사거리 2000㎞에 달하는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등 지금까지 꺼내지 않았던 반격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의미다.
8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88인으로 구성된 헌법기구인 이란 전문가회의는 이날 모즈타바가 이란 국정 전반을 관장하는 최고지도자가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모즈타바는 정규군, 정예군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포함한 군 통수권을 포함해 IRGC 산하 바시즈 민병대, 비밀 국영기업 세타드, 국영방송 IRIB 등 각종 권력을 독점한다. 이란 언론은 그를 ‘라마단의 부상당한 참전 용사’로 지칭하면서 전쟁 과정에서 부상을 입었음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순교자의 아들이 대미 항전을 더욱 강경하게 이끌 것’이라는 메시지를 발신했다고 보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중동 프로그램 책임자 사남 바킬은 “모즈타바의 선출은 이란 국내에서는 억압, 국제적으로는 저항이라는 기존 전략을 계속하겠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모즈타바는 IRGC 등 이란 내 강경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사실상 군부에 의해 추대됐다는 평가도 있다. 1987년 이라크와 벌인 전쟁에 참여한 모즈타바는 이 시절 군과 정보기관 인사들과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모즈타바는 이란 최고 강경파에 해당하는 IRGC와 성직자 대다수의 지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모즈타바 체제에서 이란의 공세가 더욱 과격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블룸버그는 “(모즈타바 집권으로) IRGC는 국가 업무에 더 깊이 관여하게 될 것이며 내부 반대 의견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모즈타바는 아버지 하메네이에 비해 공식적인 직함이 없었고 종교 지도자로서 등급도 낮기 때문에 강력한 군 장악력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군부와 IRGC는 모즈타바 선출 직후 그에게 ‘완전한 복종’을 선언하며 충성 서약을 했다. IRIB는 이날 모즈타바의 지휘 하에 ‘당신의 명령에 따르겠다. 사이이드(Sayyid·세예드의 아랍어 표기) 모즈타바’라는 문구가 새겨진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세예드는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의 후손임을 나타내는 칭호다.
모즈타바 체제의 공식 출범으로 이란은 더욱 과격한 반격을 예고했다. 지금까지 샤헤드 136 등 드론을 중심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요격 미사일 소진을 유도했던 것에서 벗어나 탄도미사일 중심으로 전략 운용을 바꿀 수 있다는 얘기다. 이란은 사거리가 수백 ㎞에서 2000㎞에 달하는 탄도미사일을 총 2000기가량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람샤르-4, 세질, 가드르 등 최대 사거리가 2000㎞인 극초음속 미사일도 여기에 포함된다. 지난해 6월 이란이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인 파타-1은 방공망 ‘아이언돔’을 뚫고 이스라엘 주요 도시를 타격한 바 있다. 2023년 공개된 파타-1은 최고속도 마하 15로, 타격 단계에서 경로를 자유자재로 바꿔 요격 자체가 어려운 것으로 평가 받는다.
반면 모즈타바의 최고지도자 승계를 반대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ABC뉴스 인터뷰에서 “차기 지도자가 우리 승인을 받지 못하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모즈타바의 비서실장으로 내정했던 아부 알카셈 바바이얀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바바이얀은 이란 최고지도부 군사국장이자 비상사령부(하탐 알안비야)의 참모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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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워싱턴=이태규 특파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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