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에 한 주민이 이동하고 있다. 홍윤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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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평균 기온은 지난해보다 높았지만 한랭질환 사망자는 오히려 크게 늘었다. 한파 피해가 단순한 기상 현상이 아니라 초고령화와 사회적 고립이 결합한 복합적 재난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질병관리청이 10일 발표한 ‘2025~2026절기 한랭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운영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발생한 한랭질환자는 모두 364명이며 이 가운데 추정 사망자는 14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같은 기간(334명·사망 8명)과 비교하면 환자는 1.09배, 사망자는 1.75배 증가했다.
기상 지표만 놓고 보면 이번 겨울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온화했다. 평균 일 최저기온은 영하 4.1도로 전년(영하 4.4도)보다 0.3도 높았고 한파일수는 5.2일로 전년보다 0.9일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기온이 소폭 상승했는데도 사망자가 크게 늘었다는 것은 한파 피해의 핵심 변수가 기온보다 인구 구조 변화에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온 0.3도 올랐지만 사망자 1.75배 급증
고령화가 낳은 새로운 ‘재난 상수’
실제 한랭질환 통계에서는 고령층 집중 현상이 뚜렷했다. 이번 겨울 한랭 질환자 가운데 65세 이상이 57.4%(209명)로 절반을 넘었다. 5년 전인 2021~2022절기에는 같은 연령대 비중이 47.0% 수준이었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한파에 취약한 인구 자체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의미다.
초고령층 위험은 더욱 두드러졌다. 80세 이상 환자는 118명으로 전체의 32.4%를 차지했다. 사망자의 57.1%도 이 연령대에서 발생했다.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만성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고령일수록 한파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인지장애 역시 주요 위험 요인으로 확인됐다. 이번 절기 사망자 14명 가운데 5명(35.7%)은 치매 등 인지장애가 있었다. 추위를 인지하거나 스스로 방한 조처를 하기 어려워 보호자의 관리가 부족할 경우 치명적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랭질환은 대부분 일상 공간에서 발생했다. 발생 장소는 길가 23.6%, 주거지 주변 19.8%, 집 17.0% 순이었다. 난방이 취약한 주거 환경과 사회적 고립 등 생활 조건이 한랭질환 위험을 키우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역별로는 경기 지역 환자가 71명(19.5%)으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은 강원(2.1명)이 가장 높았고 경북(1.7명), 충북(1.5명) 순으로 나타났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된 데다 응급의료 접근성까지 낮은 지역에서 위험이 더 크게 나타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파 대응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고령 인구가 상수가 된 만큼 독거노인에 대한 ‘찾아가는 돌봄’과 주거 안전망을 강화하지 않는 한 겨울철 고령층 피해는 계속 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사망자 가운데 인지장애를 동반한 고령층이 많다”며 “인지장애가 있는 어르신들이 한파에 노출되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협력해 사망 발생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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