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 1시간 통화…이란·우크라이나 논의
유가 급등에 놀란 美, 러 원유 제재 완화 검토
유럽에도 판매 재개 노리는 푸틴…"언제든 협력"
푸틴, 러 우방 이란 도우며 미국과 줄타기 외교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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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도랄 리조트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일부 국가에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호르무즈)해협이 정상화할 때까지 해당 제재를 해제할 것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인 방안이나 제재 해제 국가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러시아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원유 수출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에 전화를 걸어 1시간가량 이란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 베네수엘라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중동 문제에서 매우 건설적 역할을 하길 원하고 있다”며 “우리는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 긍정적인 통화였다”고 말했다. 러시아 크렘린궁도 양국 정상의 통화에 유가 급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됐다고 확인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이란 사태의 신속한 정치적·외교적 해결을 겨냥한 ‘몇 가지 고려 사항’을 언급했다. 이란의 우방인 러시아가 중동의 평화 중재자를 자처하며 미국이 중재하는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 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에는 이란이 새 최고지도자로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선출하자 주요국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축하 메시지를 발표하는 등 줄타기 외교를 벌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란 사태를 틈타 우크라이나 침공 전까지 러시아의 최대 원유 시장이었던 유럽으로도 수출 재개를 노리고 있다. 그는 이날 “러시아는 언제든 유럽과 다시 장기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다만 그 협력이 지속 가능하고 안전하다는 점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산 원유 제재 해제 카드까지 만지작거리는 것은 이란이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국제유가가 단기간에 폭등했기 때문이다. 올해 초 배럴 당 60달러 아래였던 국제유가는 전날 110달러를 넘어섰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고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상황을 피해야만 한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미국과 이스라엘 대사를 추방하는 국가는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과를 허용할 것이다”며 사실상 위협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쿠웨이트와 바레인 등에서 석유 생산 차질이 잇따르는 가운데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 중국도 석유 제품 수출을 중단하면서 전 세계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앞서 로이터통신은 미 행정부가 특정 국가가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할 수 있도록 임시 면제 조치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5일 이미 러시아산 석유 최대 수입국 인도에 대해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30일간 한시적으로 허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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