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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1 (수)

    “벤츠 믿었는데 속았다”…리콜된 배터리 숨기고 팔았다가 ‘과징금 112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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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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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재 위험으로 리콜된 배터리 셀이 탑재됐다는 사실을 숨긴 채 전기차를 팔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벤츠 독일 본사인 메르세데스벤츠 악티엔게젤샤프트(이하 독일 본사)와 국내 총판매업자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이하 벤츠 코리아)가 배터리 셀 정보를 은폐·누락해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가 확인됐다며 두 회사에 과징금 112억3900만 원을 부과하기로 전원회의에서 의결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또 소비자를 속인 경위와 책임 소재를 보다 면밀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두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벤츠는 2023년 6월 전기차 모델 EQE와 EQS에 중국 업체 파라시스(Farasis) 배터리 셀을 탑재했지만, 이를 판매 지침에서 누락하고 마치 닝더스다이(CATL) 배터리 셀이 탑재된 것처럼 안내했다.

    파라시스는 EQE가 한국에 출시되기 직전인 2021년 3월 중국에서 배터리 화재 위험으로 대규모 리콜을 실시한 이력이 있다.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 가운데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모델은 EQE와 EQS뿐이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와 독일 본사가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판매 지침에서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대신 지침에는 “(벤츠가) CATL을 선택한 이유”, “업계 최고의 기술력”,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등의 표현으로 CATL 배터리 셀의 우수성과 장점을 강조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딜러사에는 배터리 셀 제조사와 관련한 소비자 문의가 있을 경우 CATL 배터리 셀의 장점을 강조해 설명하라는 안내도 이뤄졌다.

    이로 인해 국내 딜러사들은 실제로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소비자들에게 CATL 배터리가 사용됐다고 설명했고, 소비자들은 이를 믿고 차량을 구매했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공정위는 벤츠의 이러한 행위가 위계(거짓으로 꾸민 계책)를 사용해 경쟁사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결론 내렸다.

    벤츠의 이 같은 행위는 2024년 8월 13일 차종별 배터리 셀 제조사를 공개하기 전날까지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해 8월 1일 인천 청라지구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파라시스 배터리를 탑재한 벤츠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해 논란이 확산된 이후에야 관련 정보를 공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그동안 국내에서 판매된 벤츠 전기차 가운데 파라시스 배터리 셀이 탑재된 차량은 약 3000대에 달한다. 판매 금액으로는 약 2810억원 규모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부당한 고객 유인 행위를 포함한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해 관련 매출액의 최대 4%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는 배터리 셀 제조사 정보가 국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된 중요 정보라는 점을 고려해 법률상 최대 기준율을 적용해 과징금을 산정했다.

    황원철 공정위 상임위원은 “이번 조치는 자동차 제조·판매업자가 전기차 배터리 셀 제조사 정보를 누락·은폐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를 제재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정위 결정은 향후 소비자들이 벤츠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하는 근거가 될 가능성도 있다. 공정위에는 CATL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알고 차량을 구매했다는 소비자 민원도 90건 넘게 접수된 상태다.

    벤츠코리아가 판매 지침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딜러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약 3분의 1이 차량 구매 시 배터리 셀 제조사 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CATL은 2024년 기준 세계 배터리 셀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점유율·기술력·인지도 등에서 파라시스보다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가 판매 지침 주요 내용을 독일 본사에 사전 보고했으며, 독일 본사가 배터리 관련 내용 보완을 요청하거나 해당 지침을 우수 사례로 선정해 다른 국가에도 공유하는 등 불법 행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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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연 AX콘텐츠랩 기자 dore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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