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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2 (목)

    30대 편하게 돈 벌 줄 알았는데 뜻밖에 날벼락… “할일만 더 늘었다” 속 터지는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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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은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중 한 장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공식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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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AI 썼더니 일이 2배…왜?”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AI가 만든 결과물을 다시 손보느라 업무 효율이 기대만큼 높아지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업무에 AI를 활발하게 사용하는 연령대는 20~30대. AI로 업무 시간을 줄였다고 느끼는 2030 직장인이 많은 만큼, 오류 수정과 결과 검토에 다시 시간을 쓰는 이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AI 도입이 실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대신 단축된 시간을 다시 검증과 수정에 쏟아붓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11일 AI 플랫폼 기업 워크데이에 따르면 국내 직장인의 약 3명 중 1명(31%)은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수정하거나 다시 작성하는 데 매주 평균 1~2시간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AI로 절약한 시간을 다시 검토 작업에 투입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의미다.

    겉으로 보면 AI 도입 효과는 분명하다. 조사에 따르면 국내 직장인의 69%는 AI 도입 이후 생산성이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또 82%는 AI 활용을 통해 주당 1~7시간의 시간을 절약하고 있다고 체감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이 가운데 53%는 1~3시간, 29%는 4~7시간을 절감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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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크데이 사옥. [워크데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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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확보된 시간이 다시 수작업에 투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직장인 3명 가운데 1명이 저품질 AI 생성물을 수정하거나 재작성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AI 사용을 꺼리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응답자 가운데 AI 도구를 매일 사용한다는 직원은 22%에 그쳤고, 절반에 가까운 48%는 주당 몇 차례만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워크데이는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근본적인 원인이 기술과 조직 구조 사이의 불일치라고 분석했다. 워크데이에 따르면 국내 직무 가운데 AI 역량을 반영해 업데이트된 경우는 절반도 채 안 됐다. 직원들이 사실상 ‘2015년 수준의 직무 구조’ 안에서 ‘2026년 수준의 AI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문제는 글로벌 AI 제품 및 연구 기업 딥엘(DeepL)이 발표한 ‘2026 언어 AI 보고서(2026 Language AI Report)’에서도 지적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의 35%는 여전히 수동 번역 프로세스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33%는 번역 관리 시스템(TMS)과 인적 검수를 결합한 전통적인 자동화 방식을 활용하고 있었으며,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나 AI 에이전트 등 차세대 AI 기술을 번역 업무에 도입한 기업은 17%에 불과했다.

    샨 무어티 워크데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한국 시장에서는 고도화된 AI 도구가 기존 레거시 직무 구조에 그대로 적용되면서 신뢰성과 정확성에 대한 부담이 다시 직원 개인에게 전가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AI 도입 자체가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조사 결과 AI를 통해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들은 절감된 시간을 단순히 업무량을 늘리는 데 쓰기보다 직원 역량 강화 교육에 재투자하는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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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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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서는 특히 이러한 변화에 대한 공감대가 높은 편이다. 국내 경영진의 54%는 AI로 확보한 시간을 직원 스킬 교육에 재투자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고 답했으며, 직원의 53%도 이미 이러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AI 활용 성과를 긍정적으로 경험한 직원일수록 절감된 시간을 단순 반복 업무가 아닌 심층 분석이나 전략적 사고 등 고부가가치 업무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어티 CTO는 “AI는 끊임없는 사실 확인을 요구하는 단순 도구가 아니라 사람 중심의 솔루션이 돼야 한다”며 “직무 구조를 현대화하고 반복적인 재작업을 시스템 내부에서 처리하도록 할 때 직원들이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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