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런 맨델, 트로이 스탠거론 인터뷰
“민주당이 의회 장악해도 관세 철회는 힘들어”
“쿠팡은 미국 기업일 뿐...조사는 세계적 조치”
“대미투자, SMR 등 차세대 기술에 집중해야”
“트럼프 행정부에 FTA 준수 의지 계속 알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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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중국, 일본 등을 상대로 무역법 301조 조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미국 통상 전문가들이 이 조치를 “연방대법원 위법 판결에도 관세는 계속된다”는 메시지로 해석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조사를 쿠팡 사태와 연계하지 말고 대미 투자를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신기술에 집중하는 한편, 미국을 상대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라고 조언했다.
미국 법무법인 윌머헤일의 로런 맨델 국제무역 부문 파트너 변호사는 11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 코리아소사이어티 사무실에서 서울경제 등과 인터뷰를 하고 “현재는 미국 행정부가 이전에는 사용하지 않았던 도구들을 사용하는 매우 불확실한 시기”라며 “하지만 ‘관세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행정부의 메시지는 일관된다”고 강조했다. 맨델 변호사는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미국무역대표부(USTR)에서 6년간 근무한 통상 전문가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투자 부문 수석 협상가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특히 무역법 301조 부활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맨델 변호사는 “무역법 122조에 따른 새로운 관세 체제는 전례가 없다”면서도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이나 다른 국가에 관세를 부과할 강력한 수단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20일 미국 연방대법원이 상호관세와 펜타닐 관세 등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를 위법으로 판단한 직후인 같은 달 24일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최장 150일짜리 10% 글로벌 관세를 부과했다. 이를 통해 무역법 301조 조사 시간을 번 뒤 5개월 뒤 무역확장법 232조와 함께 이를 발동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불합리하고 차별적 행동 등에 맞서 행정부에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주는 조항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이날 16개 경제주체를 상대로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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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 스탠거론 카네기 멜론 전략기술연구소 연구원 역시 대법원 판결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기조는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했다. 스탠거론 연구원은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오랫동안 무역 부문 선임 국장을 지냈던 인도·태평양 지역 통상 전문가다. 연방 상원과 주정부 보좌관 경험도 있어 정무적 감각도 뛰어난 인물로 평가받는다. 스탠거론 연구원은 “민주당이 (11월 중간선거에서) 다수당이 되더라도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할 만큼 압도적인 다수당이 되지 못한다면 철회하기 힘들 것”이라며 “이것이 미국 시스템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한국에 대해 무역법 301조 조사가 개시되더라도 쿠팡 사태와 연결짓기는 무리라고 입을 모았다. 앞서 쿠팡의 미국 모회사인 쿠팡Inc의 투자사 그린옥스와 알티미터는 지난 1월 22일 한국이 범정부 차원에서 회사를 공격하고 있다며 USTR에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직접 조사를 요청했다. 이후 이달 9일 USTR이 광범위한 조사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청원을 철회했다. 미국의 무역법 조사와 관련해 김민석 국무총리는 12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김 총리는 올 1월에도 미국을 찾아 JD 밴스 부통령과 통상 현안을 논의한 바 있다.
맨델 변호사는 “미국 기업에 대해 차별적이거나 불리한 대우를 하는 외국 정부의 관행에 대해 미국 행정부는 우려하고 있고 쿠팡은 그 중 하나일 뿐”이라며 “이는 한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유럽연합(EU) 등 전 세계적인 흐름에 대응하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스탠거론 연구원은 “미국의 관점에서는 쿠팡이 법적으로 미국에 등록된 데다 본사도 미국에 있고 연구개발(R&D)도 미국에서 수행한다는 점만 중요하다”며 “사업의 90%를 한국에서 수행한다는 점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쿠팡에 대해 전문적이고 철저한 조사에 기반해 공정한 판결을 내리는 모습을 보이면 미국도 불만을 갖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 전문가는 한국이 지난해 미국과 약속한 무역 합의 이행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탠거론 연구원은 “한국이 대미 투자를 단행할 때는 SMR 등 한국 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에 보탬이 되는 차세대 기술 프로젝트를 선택해야 한다”며 “단순히 트럼프 행정부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돈만 쓰고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맨델 변호사는 “한미 FTA는 양국 통상 관계의 근간이기에 미국이 협정을 존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한국만은 이를 준수하려 한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알려야 한다”며 “그래야만 미국 행정부에 ‘미국이 협정을 통해 이득을 얻는다’는 논리를 펼 수 있다”고 밝혔다.
뉴욕=윤경환 특파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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