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1조 조사 카드는 예견했던 일이다. 지난달 연방대법원이 상호관세를 무효화하는 판결을 내리자 트럼프 대통령은 곧장 무역법 122조에 따른 글로벌 관세를 발동하면서 301조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최고 15%를 물릴 수 있는 글로벌 관세는 오는 7월까지 최대 150일간 유효하다. 그 시한이 만료되면 ‘301조 관세’로 대체하겠다는 게 미국의 복안이다.
청와대는 12일 “기존 관세 합의에서 확보한 이익 균형이 훼손되지 않고, 주요국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리어 대표 역시 “기존 합의는 유효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 제조업에서 발생하는 대미 흑자는 우리 기업들이 현지 투자를 대폭 늘리면서 덩달아 기계·장비 등 자본재 수출이 증가한 측면이 크다. 석유화학 업종의 경우 과잉생산을 해소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라는 점도 미국 측을 설득할 논리로 활용할 수 있다.
일단은 301조 조사가 제조업에 초점을 맞췄지만 그 불똥이 디지털 서비스 분야로 튀는 것은 시간문제다. 한미 간에는 디지털 장벽을 둘러싼 갈등 요인이 수두룩하다. 구글 등 빅테크의 책임을 강화한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오는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쿠팡 사태는 미국 디지털 기업에 대한 차별 사례로 자주 거론된다. 미국은 온라인 플랫폼법을 제정하려는 국회 내 움직임에 대해서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301조 조사 기간 중엔 트집 잡힐 일은 삼가는 게 바람직하다. 최근 정부가 구글에 정밀지도 반출을 조건부로 허용한 것은 우리가 특히 내세울 만하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