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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3 (금)

    이슈 애니메이션 월드

    수천명 숨진 끔찍한 전쟁이 게임? 폭격 장면에 “홀인원”…백악관 영상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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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경제

    백악관이 전쟁 상황을 비디오 게임이나 영화 장면에 빗대어 홍보하는 영상을 잇달아 공개해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전쟁을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으로 소비하며 희화화했다는 지적이다.

    13일(현지시간) NBC 방송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공식 X(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UNDEFEATED(무패)”라는 문구와 함께 미군의 이란 공습 장면을 편집한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에는 일본 닌텐도의 콘솔 게임 ‘위(Wii)’ 화면이 나온다. △골프에서 홀인원이 나오는 순간 △양궁에서 화살이 과녁 정중앙에 꽂히는 장면 △농구공이 골대를 통과하는 순간 등 정확한 타격을 상징하는 장면 뒤에 실제 미군의 이란 공습 장면이 이어지도록 편집됐다. 볼링에서 스트라이크가 나온 직후에도 폭탄이 터지는 장면이 교차 편집되며 ‘스트라이크’라는 자막도 함께 표시됐다.

    백악관은 앞서 지난 7일에도 인기 비디오 게임 ‘그랜드 세프트 오토(GTA): 샌 안드레아스’ 장면을 활용해 이른바 ‘이란 전쟁 밈’을 제작해 게시했다. 캐릭터가 걸어가는 장면으로 시작해 미군이 이란 차량을 공격하는 실제 교전 화면으로 전환되고, 마지막에는 캐릭터가 사망할 때 나오는 문구인 ‘웨이스티드(Wasted)’가 등장한다.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은 해당 영상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며 게임 내에서 탄약을 무제한으로 사용하게 해주는 ‘치트키’를 나열하기도 했다.

    ◇‘아이언맨’부터 ‘유희왕’까지… 저작권 도용 논란도

    백악관은 지난달 28일 전쟁 시작 이후 이처럼 영화 ‘아이언맨’, ‘슈퍼맨’을 비롯해 일본 애니메이션 ‘유희왕’ 등을 짜깁기한 영상, 미식축구 선수들이 서로 충돌할 때마다 폭탄이 터지는 장면을 합성한 영상 등 10여편을 공식 계정에 올렸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저작권 협의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영화 ‘트로픽 썬더’의 감독 겸 배우 벤 스틸러는 공개적으로 영상 삭제를 요구했고, ‘유희왕’ 측 역시 백악관이 애니메이션 장면을 무단 사용했다고 밝혔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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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생자 모독”… 미국 내에서도 비판 목소리 커져

    현실 세계의 전쟁을 가상 세계의 유희로 묘사한 데 대해 미국 내에서도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인권단체 추산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이란 내 민간인 사망자가 200명을 넘어섰고, 미군 측에서도 7명의 전사자와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전직 고위 군 관계자는 NBC에 “이는 전쟁 중인 이란을 비롯해 이와 관련된 모든 사람, 그리고 목숨을 걸고 싸운 미국인들에게도 절대적으로 무례한 행위“라며 “이 영상을 만든 사람은 모든 걸 장난(joke)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열흘 동안 말이 열 번 바뀐 남자, 다음엔 또 어디로 향하나

    김도연 AX콘텐츠랩 기자 dore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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