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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4 (토)

    이란 사태에 노출된 선박 보험 익스포저, 1.5조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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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사 옥죄는 전쟁 리스크

    지난달 28일 미국이 이란을 공습하기 전 코리안리와 같은 국내 재보험사들이 중동 지역을 지나가는 선박에 대해 책정했던 추가 보험료율은 약 0.2%였다. 그러나 이란 사태가 발발하면서 이 요율은 0.6~1% 수준으로 올라갔다.

    시장에서는 이란 사태에 따른 국내 보험사의 충격이 커지고 보험료율이 오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보험사가 이란 선박 상황에 대해 갖고 있는 익스포저는 1조 50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호르무즈해협 인근에 있는 선박의 보험 가입 금액을 바탕으로 계산한 수치다. 이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손실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 당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란 사태와 관련한 국내 보험사의 익스포저가 1조 원대 중반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 당국과 보험 업계는 미국이 이란을 공습하자 국내 보험사가 보유한 선박·화물보험 계약 현황 조사에 나섰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역 인근에서 적대적인 행위를 이어가면서 중동 지역에 있는 선박이 공격받을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아직 국내 보험사와 외국 선사가 맺은 계약이 완전히 파악되지는 않았지만 액수는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다른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선박보험 관련 위험이 크지는 않은 상태로 보고 있다”면서도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국내 선박도 공격받을 위험이 있는 만큼 보험사의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태 전개에 따라 추가로 선박보험료율이 인상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진단도 있다. 보험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지역 항로에 부과되는 보험료율이 3~5배가량 상승했다. 현재 페르시아만에 고립된 한국 선박은 총 26척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에는 수천억 원까지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전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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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으로 보험사들은 선박에 위험 보장을 제공할 때 초과 손해를 보장할 별도의 보험(재보험)에 가입하기 때문에 재보험사의 기준에 따라 보험료율을 동일하게 책정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나서고 페르시아만에 있는 선박을 공격하면서 보험사의 손해 위험이 급격히 높아졌다. 이에 재보험사들은 이달 초 보험계약 취소 통보(Notice Of Cancellation·NOC)를 하며 전쟁 위험 특약을 갱신했고 이 과정에서 요율이 상승하게 됐다. NOC는 전쟁 등의 이유로 보험 시장 상황이 급변할 경우 계약을 취소한 뒤 일정 기간 내에 보험료를 갱신하는 것을 뜻한다.

    국내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선박별 추가 보험료율은 선사나 재보험사마다 차이가 있다”면서도 “전쟁 직후 중동 지역을 지나는 선박에 붙는 보험료율이 최대 5배까지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외 보험사들도 잇달아 보험료율을 올렸다. 미국에 본사를 둔 보험 중개사인 마시는 위험 지역을 지나는 선박에 적용되는 전쟁 위험 관련 보험료율이 기존 0.25%에서 1~1.5%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일부 선박의 보험료율은 3%까지 치솟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영국 로이드보험자협회(LMA) 산하 합동전쟁위원회가 3일(현지 시간) 전쟁 위험 지역으로 페르시아·아라비아만, 오만만, 인도양, 아덴만 등을 지정하면서 보험료율 상승이 가시화됐다.

    보험 업계에서는 이란 사태가 과거 중동 위기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점에 유의하고 있다. 호르무즈해협 통행이 실질적으로 제한된 일이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의 분석도 비슷하다. 해진공에 따르면 △이란·이라크 전쟁(1980~1988년) △걸프전(1990~1991년) △미국·이란 간 긴장 강화 국면(2019년) △이스라엘·이란 간 단기 교전(2025년) 당시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지는 않았다. 비록 제한적이기는 해도 페르시아만으로의 해상 운항도 어느 정도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의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에서는 해상 물류가 단절된 만큼 기존 중동 내 분쟁 때와 달리 파급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운 데이터 분석업체 케플러는 12일(현지 시간) “탱커선의 호르무즈해협 통행량이 분쟁 직전 주에 비해 92% 감소했다”고 전했다. 세계 해상 운임 수준을 보여주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이날 기준 1710.35를 기록하며 1개월 전에 비해 36.7%나 뛰었다. 더구나 이란이 미국·이스라엘은 물론이고 그 동맹국의 화물선도 표적으로 두고 공격하겠다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밝히고 있어 국내 선박이 공격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이란이 소형 고속정을 이용해 벌떼 공격을 펼치고 있어서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위험도가 상당히 높아졌다”며 “미군의 선박 호위가 당장은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국내 선박도 피격당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들이 다른 곳들과 보험을 나눠 인수하거나 재보험을 들었겠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국내 업계가 최대 수천억 원 안팎의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계에서는 선박 보험료가 추가로 뛸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일단 이달 초반에 한 번 전쟁 특약이 취소된 뒤 갱신됐는데 향후 이란 내 지정학적 위험이 추가로 커진다면 NOC가 또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 국내 보험업계에서 추가로 이란 사태와 관련해 NOC를 발행한 일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보험학회장을 지낸 유주선 강남대 법행정세무학부 교수도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선박에 매기는 위험료율(재보험사가 매기는 요율)이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며 “이 경우 해상 운임 상승으로 이어져 국내 경기 측면에도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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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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